"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스몰 딜’ 언급을 대북 설득 카드로 쓸 수 있을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사진=청와대)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북미 협상 재개를 촉진하기 남북정상회담을 열더라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 원칙과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기조를 바꾸지 못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줄 선물은 없어 보인다"고 VOA에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다만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을 담은 커다란 패키지를 김정은을 위한 선물로 제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이 정도 수준에 만족해 한국의 정상회담 요청을 받아들일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에 있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인도주의적 사안들을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이 북한에 식량 등 다양한 것을 지원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도 "문 대통령이 현재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 보이지만, 그럼에도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북미 대화 분위기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이 향후 북미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과정’이 ‘비핵화 과정’을 도울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한 이 두 과정이 어떤 공통분모를 갖고 어떻게 서로를 보강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핵 문제를 미국과 풀어야 할 사안으로 여겨온 북한이 구체적인 혜택이 보장되지 않는 남북 정상회담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북미 사이에서 제재 문제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스몰 딜’ 언급을 대북 설득 카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를 통해 핵 협상을 궤도에 올릴 신호로 간주 할 수 있는 북미 실무 협상을 견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과의 실무협상 재개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 설득해야 할 최소한의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로드맵을 원하는 미국과 합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하노이에서 김정은은 비핵화 해법으로 ‘단계적 접근’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일괄타결 해법을 원한만큼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미국과 ‘로드맵’, 핵과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을 폐기하는 최종적 ‘완성 단계’를 포함하는 합의를 협상하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링너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큰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방안은 다자 합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정부가 북한에 내놓을 수 있는 제안이 많지 않을뿐더러, 북 핵 문제는 미-북, 남-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국제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라면서 국제사회의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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