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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통일연구원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9.03.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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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통일연구원 현안분석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합의문 채택이라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빅딜’ 안의 미국과 단계적 접근법의 북한 간 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 견해차가 합의 결렬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협상 전략과 국내정치적 문제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준비된 잠정 합의문이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근거이다. 이러한 해석은 빅딜과 단계적 접근이라는 양자의 표면적 견해차가 향후 협상에서 상당히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더욱이 이번 회담 준비 과정에서 양자는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에 공감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지속은 향후 협상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향후 협상 재개의 가능성이 높지만, 타결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와 타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북·대미 특사 파견 그리고 남북 및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면서, 북미 양자의 의중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합의문 채택이라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빅딜’ 안의 미국과 단계적 접근법의 북한 간 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 견해차가 합의 결렬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협상 전략과 국내정치적 문제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준비된 잠정 합의문이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근거이다. 이러한 해석은 빅딜과 단계적 접근이라는 양자의 표면적 견해차가 향후 협상에서 상당히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더욱이 이번 회담 준비 과정에서 양자는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에 공감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지속은 향후 협상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향후 협상 재개의 가능성이 높지만, 타결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 다.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와 타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북·대미 특사 파견 그리고 남북 및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면서, 북미 양자의 의중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마무리 되었다. 사전 실무 협상은 순조로워 보였고,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에 관한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하노이 선언’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과정의 험난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결과였다. 하지만 어차피 그 과정이 쉬울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다. 험난한 길을 뚫고 나가기 위해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더욱이 북미 양국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견 표출에도 불구하고 향후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둔 태도를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이 글은 우선 이번 북미정상회담 합의 실패의 이유를 분석하고, 향후 협상 타결을 위한 희망의 근거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양자의 입장차: 빅딜 vs. 단계적 접근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미국의 요구는 매우 포괄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비핵화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영변 이외 핵시설을 지목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미사일, 핵탄두 무기체계를 언급했으며, 볼튼 보좌관은 생·화학무기까지 거론했다. 즉, 미국은 영변은 물론이고 영변 이외 핵시설 폐기, 핵무기급 프로그램(미사일, 핵탄두, 핵물질)과 생·화학무기 시설에 대한 포괄적 신고, 폐기, 검증까지 매우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조치들의 이행을 한 번에 공약하는 빅딜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은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양국 공동 작업으로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이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의 영구 중단을 문서로 확약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했으며, 또한 신뢰조성 단계를 거치면서 향후 비핵화 과정이 더 빨리 진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제재 해제와 관련하여,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전면적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고, 빅딜의 결과로 북한의 밝은 경제적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북한은 2016년 부터 2017년까지 취해진 유엔안보리 제재 5건 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의 우선적 해제, 즉 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제재의 전면 또는 일부 해제라는 양측의 상이한 발표는 북한이 요구했다는 제재의 일부 해제를 미국은 사실상 전면적 제재 해제 요구와 마찬가지라고 인식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일괄타결 거래를 제안한 반면 북한은 단계적 접근 방식을 고수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이외의 비핵화에 대한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으며 제재 해제는 과도한 수준으로 요구한다고 판단했고, 반면 북한은 신뢰가 아직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체제 안전 보장이 없는 위험한 선택이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견해 차이가 합의 실패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준비된 합의문과 합의의 실패: 미국의 협상전략? 혹은 미국 국내정치 문제?

그러나 위와 같은 입장 차이가 이번 회담 합의 실패를 모두 잘 설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추가적인 이유 혹은 어쩌면 더욱 핵심적일 수도 있는 이유는 미국의 협상전략 및 국내정치 문제와 관련될 수 있다. 중요한 근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듯이 ‘준비된 합의문’이 있었고, 합의문 서명 실패는 북한보다는 미국의 판단이 더욱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점이다. 28일 오전 단독 정상회담 직전 취재진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1분이라도 귀중하다”고 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것 없다”고 하였다. 미국이 사전 북미 실무협상을 통해 준비된 것으로 보이는 합의문 초안 외에 별도로 준비한 최대치의 ‘빅딜’ 안을 제시한 이유는 만약 북한이 수용하지 않더라도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다. 즉 미국은 합의 실패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도 협상 전략 차원에서 ‘준비된 합의문’과 다른 ‘빅딜’안을 제시했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회담 성과를 위해 “1분”을 아끼면서 타협을 시도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합의”를 위해 이번 회담에서는 절충의 여지를 크게 두지 않았을 수 있다.

미국 국내정치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언급했듯이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 증언도 이번 회담 합의 실패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당일 미국 의회에서 진행되는 본인의 전직 개인 변호사 코언의 청문회 증언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고,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거래에 집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트럼프는 코언의 청문회 증언이 몰고 올 파장과 ‘빅딜’이 아닌 북미 합의에 대한 민주당의 강경한 비판 공세가 중첩되면서 초래될 수 있는 자신의 국내정치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이번에는 합의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코언의 청문회 증언이라는 돌발적 변수로 트럼프는 이전과 달리 반( 反 ) 트럼프 진영의 비판 공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직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노딜(No Deal)”이 좋은 일이라고 평하였다.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미리 준비된 합의문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 그리고 일정한 범위의 제재 완화 혹은 면제를 포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그 잠정 합의문은 미국이 제시해왔고 또한 북한의 ‘동시적·단계적’ 접근법과 유사하다고 평가되는 ‘동시적·병행적’ 접근 방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 합의에 서명했다면, 그것은 미국 내 반 트럼프 진영의 비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요한 성과일 수 있었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내에서 유일한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가 있는 곳이며, 이 원자로를 폐기하면 핵폭탄의 소형화 및 수소폭탄 제작에 필요한 플루토늄과 삼중수소 생산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영변 이외에 농축 우라늄 생산 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농축 우라늄만으로는 핵무기의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능력을 점진적으로 약화시키는 결정적 고리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중요한 가치가 있는 영변 핵시설 폐기를 우선 추진하지 않고, 마치 선( 先 ) 비핵화 입장으로 회귀한 듯한 일괄타결 혹은 빅딜 입장을 고수한 미국의 선택은 협상 전략 및 국내정치적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해석은 빅딜과 단계적 접근이라는 이번 회담에서 드러난 양자의 표면적 입장 차이가 향후 협상에서 상당히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협상 재개 전망의 근거: 종전선언 등 중요 의제에 대한 공감, 쌍중단과 협상 의지의 지속

이번 하노이 회담은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진전을 동반했다. 우선, 이번 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미 양자는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31일 스티븐 비건 대표는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는 정상회담 당일 연락사무소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연락사무소의 설치는) 양측에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 조치 이행까지 전제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대해 주로 문제 삼은 것은 대북협상의 핵심적인 지렛대로 인식하는 제재의 해제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입장에서 연락사무소 설치는 비핵화 사찰단 파견을 위해서도 필요하며, 정치적 의미의 종전선언도 부담은 크지 않으면서 하나의 치적으로 삼을 수 있는 사안이다. 북미 양자관계에서 연락사무소 설치는 공식적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첫 걸음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종전선언은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하여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평화협정 협상 착수의 입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따른 제재의 일부 완화 가능성이다. 이번 회담에서 제재 관련 이슈의 초점은 사실 제재 완화 여부가 아니었다. 제재의 완화 혹은 해제의 폭(제재의 일부 해제 vs. 전면적 해제)이 주된 쟁점이었다. 즉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완료 이전에도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할 의사가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점은 향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그리고 철도 및 도로 연결 등과 관련한 남북 경제협력 사업 추진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북미 양자는 이미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 기간 두 정상은 시종일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표했으며,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양측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논하면서도 서로를 자극하는 격한 비난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매체는 이번 하노이 회담의 성과를 내세우고 있으며, 폼페이오 장관은 수 주 내에 협상팀을 평양에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실 미국과 북한 모두 시간이 많지 않다. 2020년 대선 일정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에게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북정책 성과가 필요하며, 그 성과는 북한과 타협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다. 북한도 미국과의 타협 없이 경제건설 집중 노선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20년은 북한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이다.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이유이다. 더욱이 북미는 이른바 쌍중단을 지속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 과정에서 앞으로도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 하였고, 한미는 3월 3일 키리졸브훈련과 독수리훈련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다.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이미 확인되었듯이, 쌍중단은 앞으로도 북미 협상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과제: 특사파견, 남북 및 한미 정상회담 추진을 통한 북미협상 중재·촉진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이 높지만, 타결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협상 재개 시점도 미지수 이며, 일정한 기간 동안 교착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협상 재개 시점을 가능한 당기고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한국 정부의 능동적·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직후 귀국길에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과 대화하고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바로 지금이 북미협상 성공을 위한 골든타임일 것이며, 지금을 놓치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형성과 진전 과정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기 혹은 교착 국면에서의 돌파구는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남북관계를 통해 마련되었다. 2017년 말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 한국은 선도적으로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연합훈련 중지를 제안하고 평화올림픽을 실현하였다. 올림픽 기간 남북교류를 기반으로 대북특사를 파견하여 3·5 남북합의를 이루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대미협상 의지를 확인하였고, 3·8 대미특사 파견으로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유도하였다. 또한 5월 북미정상회담 취소 위기 상황은 5·26 남북정상 긴급 회담으로 돌파했으며, 7월 이후 북미 교착국면에서 추진된 9월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를 도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약속을 유도하였다.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 간 협상과 관계 개선을 촉진했다고 볼 수 있다.

대북·대미 특사 파견과 남북 및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북미 양자의 의중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협상을 중재해야 한다. 하노이 회담 합의 결렬 이유에 대한 북미의 실제적 입장이 무엇인지 직접 소통을 통해 확인하고, 양자가 서로의 요구를 어느 선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북미가 서로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혹은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위(예: 격한 비난, 제재 강화, 미사일 실험 등)도 자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북미의 입장 확인과 동시에 구체적인 중재안을 만들고 제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북 특사 파견 및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먼저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는 한미워킹그룹을 비롯하여 비핵화 문제 관련 상시적 협의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만 북한과는 그러한 공식적·상설적 협의 채널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에 추가적 조치를 공약하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매우 중요한 비핵화 조치이기는 하지만, 현재 ‘영변 이외’를 이미 공개적으로 지적한 트럼프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취한다고 할지라도 첫 단계 합의에서 ‘영변’에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북한의 영변 이외 추가적 조치에 대한 공약을 유도하려면 북미 간 신뢰를 조성하는 미국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이를 테면 그 조치는 제한적 남북경협(예: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철도·도로 연결)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한 허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부담을 덜고 한국이 책임을 맡으면서 북한의 요구를 고려하면서도 미국이 원하는 영변 이외의 추가적 조치 합의에 유리한 조건을 우선 조성하는 방안이다. 대북 특사 파견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방안이 논의되고 추진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형식은 이미 약속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방식도 가능할 것이며, 판문점에서의 실무 정상회담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안에 대한 미국과의 사전협의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영변 이외 추가적 비핵화 조치의 수준과 범위 그리고 미국의 상응조치의 수준과 범위에 대한 타협 가능한 중재안을 만들어 제안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하노이 회담 직후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이 밝혔듯이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더욱 비중을 두는 것은 안전보장이며, 제재 완화를 그보다 하위 수준의 상응조치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안보 대 안보 교환이라는 기본적 협상의 틀이 변한 것이 아니며, 따라서 영변 이외 추가적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서 유엔안보리 제재 완화와 더불어 안전보장에 대한 구체적 조치(예: 평화협정)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기존의 군사적 신뢰구축 관련 합의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협력은 대북제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있을 때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의 진전은 한국의 북미관계 중재·촉진 역할 증대에 기여하고, 또한 한반도의 평화 관리를 위한 중요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남과 북은 이미 2018년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완료했으며, 비무장지대 내 11개 GP 시범 철수를 마쳤다. 2019년에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을 통해 비무장지대의 평화 지대화를 포함한 군사분야 합의 이행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KINU 2019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통일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moonjeong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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