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와 '무역외 수지', 정은이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

2018년 지난 한 해 제재로 인해 북중무역 총액이 급감한 반면 방북 중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했다. 각종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관심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컨벤션 효과’다. 게다가 중국인의 북한관광은 단순여행이 아닌 ‘산업투자’ 관광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북한경제는 지난 한 해 각종 정상회담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고 분석된다.

즉 무역외 수지 증대에 따른 제재 효과의 상쇄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를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라도 성실히 비핵화를 진전시킬 것이며, 2019년에도 컨벤션 효과는 북한이 대화로 나와야 할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제재의 역설

2017년 유엔 안보리는 역사상 최강의 제재를 북한에 부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경제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방에서 북한경제의 안정 지표로 활용하는 환율, 쌀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1월 현재 쌀 가격 및 환율은 2013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물론 제재로 인해 북한경제가 곤란하여 수요가 감소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체의 양적지표를 바탕으로 북한통계를 발표하는 한국은행은 2017년 북한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로 질적 연구와 현장조사를 하는 학자들은 제재의 역설이 작동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 몇 년간 북·중 국경에서관찰한 북한 측 추세를 정리하면, 고층건물의 대량 건설, 밝아지는 야경, 차량, 관광객,목장과 양어장, 삼림 등 증가와 소토지(燒土地: 뙈기밭)가 감소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주택거래에서도 일부 비공식무역이 가능한 접경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하지 않았다. 이는 한편으로 상품공급이 안정적이며 공급의 원천인 외화 또한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제재국면에서 외화는 어디서 날까? : ‘무역’ VS ‘관광’

그렇다면 북한경제의 외화공급원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먼저 무역수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각 년도 별 북·중 무역액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북·중무역총액은 24억 3,079만 달러로, 전년 대비 51.9%나 감소했다.

그 중 북한의 대중 수출은 2억 1,314만 달러로, 전년대비 약 88%나 감소했다. 이는 북한산 석탄을 비롯한 광물,섬유제품(임가공), 수산물 등 북한의 주요 대중 수출 품목에 대한 전면적 수입금지 효과에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대북제재의 효과이다. 수입 또한 22억 1,765만 달러로 33.4% 감소했으나 수출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디어, 관광객이나 연구자들이 조사하고 촬영한 평양, 삼지연, 원산,청진, 개성 등은 상당한 경제성장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필자가 추적조사를 하는 북·중 국경 1,400km도 동일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필자는 북측과 중국측 학자, 무역업자, 관련공무원 등과 인터뷰 조사를 했는데,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와 포전담당제 등이 북한내부의 생산성 향상, 즉 산업혁신에 일정 정도 기여하고 있다는 일관된 주장을 청취할 수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 등장 이후 자체의 경제개혁이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무역외 수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원고에서는 특히 관광을 주목하도록한다. 중국 통계국에서는 비공개로 하고 있으나 중국 관광통계국 관계자에 따르면, 방북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18년 7월부터 비약적으로 급증했으며, 전년 대비 약 50% 증대했다.

실제로 단동시, 장백현, 집안시의 경우, 북한을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하여 접수한 여행객은 많은데 주어진 차량의 좌석이 한정되어 인원을 초과하는 현상이 자주발생했다.

예를 들어, 200명 모집에 300명이 집합 장소에 왔다면, 200명을 북한에 먼저진입시킨 후 버스가 다시 돌아오면 나머지 대기해있던 100명을 태우고 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 따라서 밤 12시가 되어야 마지막 여행객이 평양 시내에 진입할 수 있었으며, 새벽1시가 되어서야 호텔로 들어가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그 만큼 방북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했으며 단동과 같이 북한여행이 인기 있는 지역은 여행가이드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북한 여행에서 질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신의주와 라진 관광이 인기 상품이었다면, 2018년에는 오히려 평양, 원산, 청진 등을 여행하는 상품으로 인기가 확대되었다. 그 만큼 중국인의 평양과 특구지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던 것이다. 그런데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장거리 여행코스다. 바꿔 말하면, 여행상품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않다.

예를 들어, 신의주 반나절 여행 상품이 2019년 2월 현재 인민폐로 780위안 수준이라면, 평양 여행의 상품은 최소 2,900위안에서 최대 3,700~4,000위안까지 소요되어 동남아 여행상품에 근접할 만큼 고가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이 평양에 체류하는 동안 식당이나 상점을 방문하거나 기념품 가게에 들르기 때문에 현지에서 1인당 추가적으로 소비하는 외화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광은 경제개발 초기 현금을 벌 수 있는 최적의 산업인데, 북한의 개방지구에 관광이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는 평양을 방문할 때 단동에서 기차를 타고 바로 평양으로 행했다면, 작년부터는 수용인원이 급증하여 일단 버스로 단동 코우안(해관)을 거쳐 압록강다리를 건너 신의주 코우안에 도착하면 거기서 다시 전문 평양행 열차로 갈아타야한다. 뿐만아니라 기존에 없던 곳에서도 앞을 다투어 북한 관광 상품을 내놓았다. 만포의 경우가 이에해당된다. 북·중 간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면서 육로로 연결되자 여행 상품도 증가했으며만포의 경우, 무비자 여행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홍색(紅色)여행’이라고 불리는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 사회주의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나 북측 백두산 관광 등이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서 ‘홍색여행’은 문화대혁명의 중국과 같이 경제적으로 빈곤한 사회주의 체제를 구경하는 것으로, 마치동물원의 박제되고 정형화된 북한의 일상을 구경하는 여행이다. 그런데 기존의 홍색여행은 여행객이 돈도 많이 쓰지 않고, 제한된 곳만을 여행하여 북한에 떨어지는 수익이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인의 경제적 수준도 향상되고, 북한도 일정 정도 개방을 하여 홍색여행을 통한 당국의 수익은 증가하고 있으며 여행 테마도 다양해졌다. 물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인민지원군의 자녀들이 부모님을 위해 홍색 조선에 여행을 보내주는 이른바 ‘효도관광’은 여전히 인기다.

‘홍색(紅色)여행’에서 ‘산업투자 관광’으로

필자의 인터뷰 조사에 의하면, 북한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한 시점은 2018년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대련을 방문한 2018년 5월 7일∼8일 제2차 북·중 정상회담 직후이다. 남북, 북중, 북미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북·중 관계가 친밀해지고, 중국인의 북한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관심도 고조되었다. 원래 관광 명승지가 중국인 투자가들로 붐빈다.

뿐만 아니라 필자는 라진, 평양 등에서 대규모 건설개발사업에 참여하고 고위급과 네트워크가 있는 중국 기업인과도 인터뷰를 했는데, 중국의 주요 국영기업 회장이 북고위급들과 수차례 산업시찰 목적으로 여행을 했고, 한국의 많은 기업과 자체에서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정상 면담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청자가 많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한 중소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도 평양의 임가공 산업단지, 원산과 라진 개발지구 등을 중국 기업인들과 수차례 시찰을 했다. 예를 들어 작년 11월 원산갈마지구를 방문한 대북 사업가 ○○씨는 골조가 모두 완성되어 내장만 하면 개장 가능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투자여행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 이후 변화된 북한의 대외경제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 투자가들에 의하면, 기존에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국가 보장이 미약하여 투자자가 사기를 당하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면, 김정은시대에는 외국인 투자를 국가가 나서서 보장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어 외국인도 안전하게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동평양화력발전소 주변에 최근 경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새롭게 건설되어 자국산 제품의 생산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중에는 중국인투자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도 시장의 발달로 국내에서 조달 가능한 상품이 많아 현금만 가지고 들어가면 투자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중국인은 왜 앞을 다투어 북한 투자 관광을 시도하는 것일까? 물론 제재가 가해지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외국인이 북한에 비즈니스 관광을 가는 이유는 선점의 우의를 누리기 위해서다. 초기 투자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이 개혁개방만 하면 그때 얻는 이윤이 초기 투자위험을 크게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막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중 정상회담으로 투자의 안정성이 제고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망: 2019년 연쇄 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는 지속될 것인가?

북한경제는 싱가폴의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북·중,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지난 한 해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고 분석된다. 북한경제는 정상회담만으로도 평양과 경제특구에 대한 상당한 ‘컨벤션 효과’를 보았는데, 이는 무역외 수지 증대에 따른 제재 효과의 상쇄로 이어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중국통계국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 방북 중국인은 전년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으나, 2018년 6월 정상회담 전후 다시 증가해 약 120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따라서 중국인이 방북하여 1인당 최소 300달러를 사용한다면, 2018년 한 해 동안 북한이 관광 등을 통해 벌어들인외화수익은 약 3억 6천만 달러로, 수출을 통한 것보다 많다. 한때 1kg당 2만 5천원까지 치솟았던 휘발유도 북·중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가격이 하락해 2019년 2월 현재 1만 3천원 수준이며 지속적인 하락 추세여서 종전의 8∼9천원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적응하고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일종의 ‘제재의 역설’이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지 개선이라는 컨벤션 효과만이 아니라 북한 전역의 관광 붐과 산업시찰 투자상담에 따라 작년 한 해 제재를 어느 정도 상쇄하는 무역외 수지가 증대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시진핑의 평양 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이후에는 평양과 경제특구에 더 많은 관광객과 산업시찰단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평양방문은 1억이 넘는 중화권 부자와 중산층 기업인을 산업시찰객과 관광객으로 평양에 초대하는 컨벤션 효과가 예상된다. 이들은 북한 개혁개방지구의 관광을 위한 현금(Hard Currency)지불을 할 것이며, 이는 북한 중하층 주민의 수입증대로 연결되어, 북한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경제효과로 기대된다.

지난 해 북한은 비핵화 평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통하여 이미 일정 정도 이미지 개선과 무역외 수지 개선이라는 ‘보상’을 받고 있으며, 한·미·중은 비핵화와 ICBM 동결에 대하여 북한에 초보적 수준의 대가를 지불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과거 북한은 체제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핵무기가 중요했다면, 비핵화 및 평화협상이 시작된 이후에는 평화와 대화가경제발전의 상응조치가 되어 가고 있으며 체제 유지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있을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를 지속적으로 누리기위해서라도 성실히 비핵화를 진전시킬 것이며 2019년에도 컨벤션 효과는 북한이 대화로 나와야할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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