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지역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추진
- 러시아의 전략 프로젝트와 극동개발 정책 활용 -

김학기 (연구위원·산업통상연구본부)        

 

1. 남-북-러 3각 경제협력 필요성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은 다양한 목적으로 추진 필요

●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러시아측의 협력 유도, 통일 한국의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자원 확보, 유라시아 시장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 북극해 시대 대비 등을 위해서도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추진 필요
● 또한 북-러 양국 간 철도 협력사업에 한국측 참여 시 불필요한 비용부담 가능성에서 보듯이 우리 측 관여없이 제3국의 대북한 사업이 확대될수록 추후 남-북 협력사업에 비용증대 가능

남-북 관계 개선으로 남-북 경제협력 가능성 증대. 한-러 양국 정상은 남-북-러 3각 경제 협력 사업 추진 필요성과 사전 준비를 여러 차례 강조


●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
● 2018년 6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남-북-러 3각 협력사업 관련 내용을 한-러 공동선언에 명문화
●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6월 ‘한·러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러 3각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북한의 참여를 위해 미리 준비하자고 제안
● 푸틴 대통령은 2018년 9월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인프라, 에너지, 기타 분야에서 남북-러 3각 협력프로젝트 재검토가 필요하며 이러한 제안은 한반도 정상화에 필요하다고 언급
● 북-러 정부 간 경제협력 논의에서도 러시아측은 남-북-러 협력사업 시행을 꾸준히 강조하고, 북한측 역시 기본적으로 동의

향후 UN의 대북제재 완화와 남-북 협력관계 추이,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남-북-러 협력 유망분야 발굴과 사전 조사 및 관련 시스템을 미리 준비해야


●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의 성공을 위해 인프라 건설사업과 더불어 푸틴 정부의 산업정책과 극동개발정책, 북-러 협력관계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

2. 푸틴 정부의 전략과제 및 극동개발 정책과 중·일의 극동 진출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인 2014~2015년 러시아 정부의 산업정책은 수입 대체에 초점. 2016년을 전후해서는 수입대체를 넘어 ‘수출지향 수입대체’ 정책으로 전환


●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2020년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입품 비율을 전 산업에 걸쳐 10~20% 줄이려는 계획 수립
● 수입대체 정책 등에 힘입어 러시아의 농업생산액은 크게 증가, 2017년 농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01]
● 푸틴 정부의 핵심 산업정책의 하나는 디지털경제와 비자원 수출 확대

푸틴은 2018년 5월 7일 대통령 취임식 당일 “2024년까지의 러시아연방 발전의 국가목표와 전략적 과제에 관한 대통령령”을 공표

● 주요 내용은 인구 증대와 생활수준 향상, 과학·기술 및 사회·경제 발전과 혁신, 수송·통신망 확대 등 9개의 국가목표와 그 목표 달성을 위한 12개 전략과제 제시
● 푸틴 대통령은 국가목표 이행과 관련하여 “미래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며 새로운 기술방식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국가 미래가 없으므로 사용 가능한 자원을 가장 중요한 개발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

남-북-러 협력의 최우선 대상 지역은 러시아 극동지역. 러시아 정부는 2013년부터 극동개발 본격 시행

● 극동개발은 아·태 지역으로의 진출 및 협력 강화, 국토 균형 발전, 서방의 경제제재 대응 등 다양한 목적하에 시행
● 극동개발 정책의 핵심 목표는 ① 투자유치를 통한 수출지향 제조업 육성, ② 주민생활 수준 향상을 통한 인구 증대
* 투자유치를 위해 새로운 경제특구 제도인 ‘선도개발구역’,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정책 시행
* 극동 인구 증대들 위해 극동 주민에게 1ha 토지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극동 1ha 법’ 시행, 사회 인프라 건설 등 각종 주민생활 지원정책 시행
● 2012~2017년 기간 동안 극동지역에 3조 7,000억 루블 투입
* 극동지역 투자액의 약 90%는 지하자원개발이 아닌 제조업, 물류, 농업, 관광 분야에 투자, 또한 투자액의 70%는 수출지향04]

디지털경제와 혁신에 초점을 맞추는 제4기 푸틴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에 따라 블라디보스톡 앞바다의 루스키섬(Russky Island)을 대규모 과학·기술 연구센터와 디지털경제 거점지역으로 개발
● 루스키섬을 물리, 의약, 소재, 화학, 생물학 등 과학문제 해결을 위한 ‘메가사이언스’ 중심지로 개발. 아울러 빅데이터,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의 테크노파크 조성
● 루스키섬에 Rosatom, Roscosmos, Gazprom 등 러시아 핵심 국영 대기업들의 엔지니어링 및 연구개발 센터 건립

극동개발을 위해 푸틴 정부는 2015년부터 매년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동방경제포럼’ 개최. 동 포럼은 동북아 정상들이 모이는 중요한 외교무대로 정착
● 2018년 9월에 개최된 제4차 포럼에 100여 개 비즈니스 이벤트에 6,002명 대표단 참석
중국 1,096명, 일본 570명, 한국 335명, 북한 12명 등
● 4차 포럼에서 추계 투자액 총 3조 1,850억 루블에 달하는 220건의 프로젝트 체결

중국과 일본의 극동 진출 본격화로 극동지역 내 한국의 위상 크게 위축
● 제4차 동방경제포럼 기간 중 중-러 양국은 총 1,000억 달러 규모의 합작투자 프로젝트 73건 추진
● 러시아와 일본은 2018년 5~9월 48건의 경제협력 합의문 체결
● 2018년 10월 초 기준, 러시아 극동 선도개발구역에 대한 투자 예정액은 중국이 한국보다 약 138배, 일본은 약 5배

3. 북-러 간 경제협력 동향
북-러 간 경제협력 확대 움직임은 2014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하여 2015년 일련의 북-러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체계화
2015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UN 제재에 러시아도 참여하면서 북-러 간 경제협력 움직임은 사실상 중단

● 2015년에 북한과 러시아는 2020년까지 교역규모를 1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약속했으나 2017년 교역규모는 6,200만 달러로 큰 폭으로 감소
● 북-러 양국 간 투자도 2015년 이후 사실상 중단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수는 2017년 약 4만 명에서 2018년 3월 기준 약 2만 명 수준으로 감소
● 북한 노동자의 송환은 러시아 경제에 타격. 특히 1만 명 정도가 일하는 연해지방 등 극동지역에 큰 영향 예상

UN 대북제재하에서도 지역 간 회의를 통해 북-러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 지속
● 원산~블라디보스톡 간 정기화물선 취항, 관광 분야 협력 논의(2016년 8월, 북한-블라디보스톡 간 협력회의)
● 북한 식당 및 북한 상품 전시장 개설, 비누원료, 해초, 합성고무 교역 등에 대해 협의(2017년 12월, 북한 대표단의 블라디보스톡 방문)
● 조속한 두만강 자동차 교량 건설, 북-러 수교 70주년 행사개최와 교류확대 문제 협의(2018년 7월, 북한~연해지방 간 협력회의)

판문점 선언 직전인 2018년 3월, 3년 만에 제8차 북-러 무역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 회의 개최를 통해 북-러 경제협력 확대 움직임 재개
● 기존 북-러 간 합의 사항 점검. 63개 합의 문서 중 20개 완료. 주요 협력 분야는 전력, 임업, 과학기술 분야

2018년 9월 제4차 동방경제포럼 기간 중 북-러 간 협의사항은 지난 2~3년간 거론되던 과제 거론에 국한
● 무역 확대를 위한 두만강 교량 건설, 은행 간 결제 시스템, 나진항을 통한 석탄수송 재개, 연해지방 북한상품 전시장 개설, UN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수출입 희망목록 제출 등11]

4. 남-북-러 3각 경제협력 추진 방향과 검토 대상 프로젝트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

①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미래 통일 한국의 지속적 성장 기반 마련
② 중국, 러시아 등 외국 자본에 의한 북한 시장 선점과 북한자원 유출 최소화
③ UN 대북제재 해제를 고려한 단계적 추진
④ 러시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고려하여 러시아측 협력을 최대한 유도
⑤ 남-북-러 수송망 구축과 더불어 유라시아 시장 확대에 필요한 수출형 제조업 분야 프로젝트 발굴
⑥ 러시아 극동지역 남-북-러 협력사업과 북한 내 남-북 협력사업 상호 연계

특히 러시아 정부의 ① 국가목표 및 전략과제와 산업정책, ② 극동개발정책, ③ 북-러 경제 협력 등을 고려하여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를 검토

첫째, 푸틴 정부의 국가목표 및 전략과제와 산업정책 활용
● 제4기 푸틴 정부의 국가목표 및 전략과제를 감안하여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을 추진할 경우 러시아 정부측의 지원과 자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

둘째, 극동개발과 관련하여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과학-기술 센터 조성, 가공산업 육성,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인프라 및 수송인프라 건설정책 등을 활용
● 농·수산물, 농수산 식품가공, 수산양식, 주택건설, 목재가공, 자원가공,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환경, 관광 분야 등이 우선적 검토 대상 과제
● 루스키섬 테크노파크 및 과학 연구개발 센터 개발, 물류 시설, 산업단지 조성 등도 유망 분야

셋째,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추진되던 북-러 양국 간 협력사업을 활용하여 남-북-러 3각 협력사업으로 확대
● UN 대북제재 완화 정도를 고려하여 북-러 간에 추진하던 두만강 다리 건설 등의 물류망 구축, 수송 및 유통, 과학-기술 협력, 환경보호, 수산업, 농업 및 임업, 건설 분야 협력사업 우선
검토

● 북-러 간 투자 협력이 진행되던 항공장비, 조명기기, 화학제품, 플라스틱, 농산물 가공, 광물자원 개발, 건축자재 생산 등도 협력 검토 대상
●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산 자원과 북한 노동력을 이용하여 중국에서 생산하던 수산가공품과 의류 등과 북-러 간 주요 교역품 역시 남-북-러 협력사업으로 전환 가능

5. 남-북-러 3각 경제협력 시범사업부터 추진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처럼 북한의 참여 유도를 위해 UN의 대북제재 해제 전이라도 남-북-러 3국 협력에 필요한 각종 제도적 장치 마련과 공동연구 추진

● 남-북-러 협력 플랫폼 구축, 북한인력 활용 시스템 및 온라인교육 시스템 구축, 남-북-러 과학기술협력센터, 디지털경제협력센터, 산업단지협력센터 등 주요 협력 대상별 센터 구축과
공동연구를 통한 분야별 각종 협력포럼 개최

UN의 대북한 제재가 일부 완화될 경우 러시아의 극동개발정책 등과 연계지어 성공 가능성이 큰 분야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극동지역을 남-북-러 산업협력 거점화

● 장기적으로 남-북 협력에 의한 북한 내 산업단지 조성과 더불어 러시아의 극동 산업단지 조성 움직임을 이용하여 한-러 협력 산업 집중지역에 점진적으로 ‘남-북-러 협력 산업단지’ 조성
● ‘남-북-러 과학·기술·산업 협력센터’ 설립을 통해 ‘남-북-러 협력 산업단지’ 조성 및 운영 지원
장기적으로 ‘남-북-러 협력 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조성·운영되면 디지털 교통, 물류 시스템이 정비된 한국형 산업단지로 확대 발전
● 극동지역의 한국형 산업단지가 통일 한국의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자원 공급지 및 유라시아 시장진출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남-북-러 3국 간 산업별 가치사슬에 따라 북한 및 한국 내 산업단지들과 연계
● 산업단지 인근 지역에 남북한 및 고려인들 집단 거주 유도. 농수산업 분야 귀향자, 조기퇴직자, 청년창업자의 극동지역 진출 지원@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