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커지는 등 제재로 인해 북한 경제가 전체적으로 압박"

김정은 위원장이 눈이 내리는 가운데 양강도 삼지연을 시찰하는 모습(사진=노동신문)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제재로 인해 북한의 경제 사정이 올해에도 어려울 것이라며 단순히 제재 해제로 경제 문제가 해결되진 않기 때문에 지도부가 통제를 완화하고 산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올해 북한 경제의 초점이 제재 완화가 경제적 압박을 푸는 가장 빠른 방법일지 모르지만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VOA에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경제 관리 체계를 어떻게 바꿀지, 경제 관련 정책을 어떻게 고칠지, 어떤 경제 정책이 북한에 도움이 될지 등을 핵심 논의 주제로 들었다.

뱁슨 전 고문은 “제재 완화나 핵 협상 같은 주제만을 다루는 상황에선 ‘경제가 어떻게 더 잘 작동할 수 있을까’와 같은 건설적인 논의를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런 논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토대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과 더불어 해외 자본이 유입될 경우 경제적 관점에서 이를 어떻게 다룰 지 등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커지는 등 제재로 인해 북한 경제가 전체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물가가 안정돼 있으며, 일각에선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 단속을 완화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는 점은 눈 여겨 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재 대상인 의류 제조업이나 광산업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등 북한 경제는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며, 이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국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인 헤리티지 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도 “제재 완화보다 북한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에 주목했다.

현재 북한 경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이 국제사회 경제 질서에 편입되기에 적합한지 여부라는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제재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북한의 주요 경제 기관들은 아직까지 해외로부터 오는 투자를 지지하거나 촉진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 경제가 부분적으로라도 개방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이 현 경제 체재에 대한 지배력을 완화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회 전반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지배력이 어느 정도 느슨해 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현재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외교적 노력은 어느 정도 경제적 제재에 대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북한과의 금융거래는 어렵게 남아있는 등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올해 북한 경제가 산업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운 교수는 “지난해 제재의 영향으로 기계류와 같은 생산 관련 분야에서의 수입이 급감했다면서 “설탕과 담배, 플라스틱, 섬유 등 소비재 품목의 수입이 전년도 수준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계류의 수입이 줄어든 건 제재로 인해 관련 품목이 유입되지 못한 것과 더불어 현금 부족현상 때문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분석했다.

브라운 교수는 “기계류의 수입이 줄어들면 대형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을 유지할 수 없는 등 산업부문의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브라운 교수 역시 제재 해제가 자동적으로 북한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제재가 해제돼 특정 품목이 다시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제재가 본격적으로 가해지기 이전 시점인 2016년 수준으로 돌아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는 더 빠른 성장이 필요한 데 이는 2016년 수준을 뛰어 넘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브라운 교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건 산업 역량 강화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북한 경제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문제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교수는 “지난 5년간 북한의 화폐 가치는 달러 대비 8천원 수준을 유지했으며, 북한이 이 분야에선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달러 대비 북한 화폐 가치가 8천500원으로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며, 1994년 때처럼 원화 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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