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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제4차 정상회담과 북중 ‘新밀월’이 주는 함의, 이성현(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9.01.0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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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제4차 정상회담과 북중 ‘新밀월’이 주는 함의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란 듯이 본인 생일에 중국 방문에 나섰지만 일단 베이징에 도착하고 나서는 북한과 중국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어떠한 얘기를 나누었는지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치 북한과 중국이 ‘한 참모부’ 작전회의를 한 듯이 말이다.    

김정은은 작년 제3차 방중 기간 중 시진핑과 만났을 때 과거에 중국과 북한이 서로를 “한 식구처럼” 도와왔다면서 북한이 중국과 “한 참모부” 안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시대적 배경을 지닌 표현이다.   

중국군과 북한군은 6.25전쟁 당시 미국에 대한 전투공조와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함께 ‘조중연합사령부’를 창설하였다. 중국과 북한이 서로간의 동맹관계를 “혈맹 관계” (血凝成的友谊)로 지칭하던 냉전 시기의 용어를 쓴 것이다. 김정은은 작년에 시진핑에게 약속한 그 ‘긴밀한 협력’을 이번 방중을 통해서 새해 벽두부터 실천한 셈이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관계, 북중관계, 북미관계 이 3개의 양자관계 중에서 북한이 이전 회담에서 협의한 대로 이행하는 실행율이 가장 높은 양자관계는 중국과의 관계다.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에 대한 답방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미국에 대해서는 오히려 싱가포르회담에서 한 약속을 미국이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는 현재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지정학 당사자들 중에서 북한이 생각하는 ‘전략적 교집합’이 가장 높은 국가는 중국일 수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이번 방중을 두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또 지적하는 것은 북중 ‘우호 관계’의 건재함 과시다. 이를 위해 김정은은 지난 번 세차례 방중에서 가장 최근 두 차례 이용했던 항공 루트(2시간 소요)가 아닌 무려 하루길 (19시간)이 걸리는 열차를 선택하였다. 편리함을 포기한 것이다. 자신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이전에 중국을 방문할 때 이용한 열차 ‘아이콘’을 통해 전통적 북중관계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킨 세심한 연출이다. 또한 김정은을 태운 특별열차가 베이징에 도착하기전 북한과 중국은 서로 입을 맞춘 듯 그 소식을 내보냈다. 

공교롭게도 일단 김정은의 열차가 베이징에 입성한 후로는 작년과 달리 중국 관방 언론들도 북한 지도자의 방문을 부각시키지 않는 모습이다. 당일 저녁 신화통신사 홈페이지에는 작년과 달리 김정은의 사진이 올라가 있지 않았고, 방중 뉴스도 첫 번째가 아닌 세 번째 뉴스로 배치되어 있었다. 인민일보 웹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홈페이지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사진은 없었다. 관영 CCTV도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했다는 소식만 간략히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에 올 때는 눈에 띄게 기차를 타고 성대하게 여정에 떠났지만, 막상 베이징에 도착해서는 ‘침묵 모드’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김정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은 해외독자를 대상으로 한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뿐이었다. 환구시보 중문판은 홈페이지에 다섯 개의 사진을 파노라마처럼 자동으로 바꿔가며 게시했는데 거기에도 김정은 방중 사진은 없었다.

중국 언론의 이러한 일사분란한 ‘로우 키’ (low key) 처리는 얼핏보면 김정은 방중이 더 이상 ‘뉴스 거리’ (newsworthy)가 되지 않는다는 뜻일까? 아닐 게다. 지난 10개월 동안 이미 4번이나 왔으니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이웃집 나들이처럼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는 신호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그 이웃집에서 자신의 생일까지 보냈으니 보통 친밀한 관계가 아닐 것이다. (또 하나의 전략적 함의를 가지고 있는 데, 이는 다음에 소개하기로 한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발표한 중국측 기관이 중국외교부가 아니라 중국공산당의 ‘대외연락부’(對外聯絡部)라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근년 들어 북중관계는 냉전시대의 ‘특수관계’가 아니라 ‘정상적 국가관계’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었다. 이는 냉전시기처럼 북중관계가 더 이상 특수한 혈맹관계가 아니라는 해석의 근거로 사용되었다.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이러한 취지의 발언을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이번 ‘대외연락부’ 명의의 북중 정상회담 발표는 현재 시진핑의 중국과 김정은의 북한 사이의 북중관계가 과거 냉전시대 끈끈했던 시절처럼 ‘당대당’(黨對黨) 중심으로 회귀하였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연구 사료가 될 것이다. 냉전시기처럼 양국의 관계는 중국의 공산당과 북한의 로동당 채널에 의해서 주도되는 것이다.

더불어 김정은 방중 소식을 전한 신화통신사 시진핑이 지닌 세가지 지위 중에서 ‘공산당 총서기’를 가장 먼저 배열했고, 김정은을 지칭할 때도 ‘로동당위원장’ (勞動黨委員長)이라고 당의 직함을 우선시 했다.

중국은 최근 4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전략적 공조 인식을 단기간에 상당히 높였다는 내부 평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역시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회담 조율’과 관계가 있겠지만, 한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한 부분은 북중간 ‘향후 경제 협력’ 추이다. 현재는 유엔제재 때문에 바로 가시화 되지는 않겠지만 준비는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측은 김정은과 그의 일행이 이번에 열차 이동 중에 창밖을 통해 보이는 중국의 발전된 농촌모습을 통해서도 뭔가 느끼는 점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몇 개월 간 우리는 중국과 북한이 상호간의 유대와 친밀감을 강화시켰으며 이를 통한 양자관계의 급격한 ‘변화과정’을 목격해왔다. 중요한 것은 과거 냉전시대적인 밀월관계로 회귀한 듯한 북중관계 ‘트렌드’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러한 ‘북중 밀착’이 꼭 부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은 슬기롭고 영민하게 북중관계 역학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더욱 견인하고 부정적인 부분은 ‘관리’하는 장기적인 전략구상에 나설 때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seopyong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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