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호, 국가 안보 사항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 할 수 없다"

조성길 대리대사(사진=유로뉴스)

조성길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이탈리아 신문이 4 일보도했다.

이탈리아 일간신문인 라 레푸블리카는 이날 조성길 대사대리의 잠적과 관련한 내용을 1∼3면을 털어 보도하면서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조성길 대사대리가 미국으로의 망명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 정보기관들에 도움과 보호를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대사관을 이탈한 조 대사대리가 11월 중순 이탈리아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이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보당국의 수장들이 미국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조 대사대리의 신병과 관련해 은밀하게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양측의 조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의 민감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4일 조성길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한다는 보도에 대한 RFA의 논평 요청에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호,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과 쟁점에 대한 언론과의 소통을 제한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현지 보도대로 조 대리대사가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 하더라도 실제 그가 승인을 받고 미국 땅을 밟는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망명 문제는 인권 문제인 만큼 미국 정부가 조 대리대사의 망명 신청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반 탈북민이 아닌 북한 정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관리라는 점에서 조 대리대사에 대한 심사가 더욱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특히 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행을 택하는 망명 신청자들에 대해 미국 내 회의론이 짙은 분위기에서 조 대리대사의 망명 배경과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조 대리대사의 잠적과 망명설이 북미 또는 남북회담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남북미 간 회담이 조율되는 과정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를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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