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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金위원장 신년사서 '원자력 발전' 강조... "北, 핵협상 대가로 전력지원 요구할 가능성"(종합)"美, 북미 협상 대타결의 중간단계로 '제재해제 특구' 인정해야"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평화나눔센터가 2일 ‘2019년 북한 신년사 분석과 정세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사진=SPN)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원자력 발전을 강조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이 향후 핵협상에서 전력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교착된 북미 협상의 대타결을 위한 중간단계로 예외적인 ‘제재해제 특구’를 지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북한 전문가들이 2일 서울 중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평화나눔센터가 ‘2019년 북한 신년사 분석과 정세 전망’을 주제로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신년사를 분석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완전한 비핵화? 핵무기만 언급하고 핵물질과 핵시설 동결은 언급 안 해… “원자력 발전능력 강조… 핵협상 대가로 전력지원을 요구할 가능성”

김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우리는 이미 더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정철 숭실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추가로 개발하지 않겠다고 판문점 선언 이후에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면서도 “뒤집어보면 핵물질과 핵시설의 생산은 여전히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미사일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도 전망을 밝게 하지 않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협상은 핵물질 생산과 핵시설을 동결하고 폐기하는 문제가 첫 번째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김 위원장이 원자력 발전 능력을 전망성 있게 키우겠다고 했는데, 2004년 미국이 CVID라는 용어를 만들 때 평화적 핵이용과 비평화적 핵이용을 모두 포함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라는 뜻 자체는 원자력 발전도 포기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원자력 발전 능력을 언급한 것은 당면한 핵 협상의 대가가 전력 지원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깔려 있다”며 “대북 송전과 전력지원이 갖고 있는 고도의 난처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제를 던졌다”고 전망했다.

■’사실상 불가침선언’... 北 요구수위 높아졌다... "인민생활 향상 위해 군사적 긴장완화 필요"

또한,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이라고 표현하며 “북과 남이 평화번영의 길로 나가기로 확약한 이상 조선반도정세긴장의 근원으로 되고있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반입도 완전히 중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전략자산과 전쟁무기를 반입하지 말자고 주장함으로써 요구수위를 높이고 포괄적으로 확대했다”며 “불가침 선언을 했으니 이제 새롭게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군사훈련과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북한의 대내적 필요와 연결해볼 수 있다”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면 그동안 군대에 쏟은 여력을 경제분야로 돌릴 수 있다는 실용적인 배경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군수공업 역량을 이미 인민생활 향상에 돌렸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에 군인을 투입했다”며 “이러한 성과를 내려면 군사적 긴장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해소를 지상과 공중, 해상을 비롯한 조선반도(한반도)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제재 대상도 아니므로 남북이 합의하면 속도를 낼 수 있어 올해 이쪽으로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길'? 핵도발이 아닌 자력갱생

북한의 2019년 신년사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발언은 ‘새로운 길’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길’이 병진노선으로의 회귀를 의미하지는 않겠지만, 대미 압박용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새로운 길이 ‘대미 협박’이라는 주장은 문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자력갱생 속에서 자존심을 잃지 않고 위기를 견딜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새로운 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 대화나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북한이 다시 핵실험이나 핵도발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면 협박이지만, 김 위원장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모호하게 완곡어법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길’에서 미국은 다시 군사옵션을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판을 깨고 나갔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이 판을 걷어찰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정세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판을 걷어차고 나갔다면, 북한이 핵실험도 도발도 하지 않는데 미국이 현존하는 경제제재 이상으로 북한을 옥죌 수 없고 일부 제재 완화를 막을 명분도 없다”며 “제재를 해제하지 않아도 구멍이 생기는데 자력갱생이 그 ‘새로운 길’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美, 원칙론과 목표론만 고집해선 안 돼... 중간단례로 ’제재해제 특구’ 지정하자

김준형 교수는 “미국이 계속 이렇게 원칙론과 목표론만 얘기한다면 북미가 다시 만나더라도 또다시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합의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며 "대타결이 일어나려면 중간단계 합의가 중요하다"고 시사했다.

이어 “전면적인 해제가 아니라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를 위한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했듯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 남북 철도만 예외조항으로 인정하면 미국도 부담이 적어지고 북한도 명분이 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경제개발특구처럼 전면적인 해제는 미국도 하지 못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지구, 철도 등에 대한 ‘제재해제 특구’ 지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제부문, 뚜렷한 정책방향과 목표 없고 수세적… “제재하에서 내부자원 동원 위해 국가의 통일적 지도 강조”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 경제정책 기조가) 어떤 면에서 2018년에 비해 더욱 수세적”이라며 “제재상황을 전제로 김 위원장답게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한 기조”라며 “경제 관련 분량은 늘어났으나 내용은 새로운 것이 없었다. 전력 발전 부분을 제외하면 산업정책 측면에서 뚜렷한 정책방향이 확인되지 않으며 목표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종합적으로 대북제재라는 현실적 조건하에서 내부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경제를 끌고 나가겠다는 정책기조가 보이고, 필요하다면 국가 통제를 좀 더 강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또 “경제부문에서 전년 (신년사)에 비해 두드러진 부분은 국가에 의한 경제통제와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최근 비중이 줄었던 ‘국가의 통일적 주도’, ‘사회주의 경제법칙’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경제자원을 남김없이 동원해 자력경제로 나아가겠다는 것은 옛날식”이라며 “과거식으로 일단 제재 국면을 넘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경제관리체계의 개혁 움직임으로부터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경제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의 경영활동의 원활화를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국가통제의 전면적인 강화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위원은 “2018년에도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부문별로 현대화나 에너지와 노동력 절약 등 구체적인 발전전략이 제시됐다”며 “2019년에는 이러한 발전 전략도 잘 나타나지 않으며, 전력부문을 제외하고는 신규 프로젝트는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 수행을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투자나 정책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2019년이 경제발전5개년 전략의 4년째 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2019년의 경제운영 기조는 상당히 소극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개별산업별 특별한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며 “전력부분을 제외하고는 신규투자 프로젝트는 거의 제시되지 않고 있고, 투자를 늘린다기보다는 기존 화력발전소를 개보수하고 현대화해 제한적인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분석했다.

■北, 국가주의 담론 ‘우리 국가제일주의’ 강조… 사회주의 체제가 신권위주의 체제로 이행 시 자주 등장

이정철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우리 국가 제일주의’를 강조한 것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정세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신념으로 간직하고 우리 식으로 사회주의경제건설을 힘있게 다그쳐 나가며 세대를 이어 지켜온 소중한 사회주의 우리 집을 우리 손으로 세상에 보란 듯이 훌륭하게 꾸려나갈 애국의 열망을 안고 성실한 피와 땀으로 조국의 위대한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 국가 제일주의’는 작년 11월 이후부터 나왔는데, 국가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비사회주의 통제나 부정부패에 대한 통제, 경제효율성을 강조하고 당보다는 지배인에 대한 권력 이양일 수도 있다"며 "보통 사회주의 체제가 신권위주의 체제로 이행할 때 많이 나오는 담론”이라고 설명했다.@

조문정 기자  moonjeong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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