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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김정은 신년사의 키워드는 '평화'와 '경제'(종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전문가들은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의 키워드로 ‘평화’와 ‘경제’를 꼽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2019년 신년사 핵심 키워드는 평화와 경제"라며 "'경제가 평화를 지킨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과 전략을 김 위원장이 잘 이해하고 있고, 북한에도 잘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해 신년사의 주요 쟁점들을 북한 전문가들과 하나씩 짚어봤다.

■김 위원장, ’완전한 비핵화’ 의지 육성으로 확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완전한 비핵화를 김 위원장의 육성으로 확인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에는 대외적으로는 공동성명이나 공동선언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에는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두 나라(북미)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육성으로 비핵화 의지를 천명했다.

■새로운 길은 병진노선으로의 회귀?... “비핵화 불역진-비전진 의미“..."北 내부 불만 의식한 경고 메시지”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미국의 상응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이 극단적으로는 병진노선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강경 발언이지만, 핵개발을 재개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조성렬 위원은 “병진노선으로 돌아가거나 핵 개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불역진∙비전진의 의미가 있다”며 “핵무기 제조나 핵실험을 하지 않고 핵 비확산은 지키지만,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고 제재와 압박에 매달린다면 더 이상의 비핵화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미국 측에서 아직까지 영변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위한 상응조치로 무엇을 제시할 것인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최악의 경우 북한이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어디까지나 미국과의 대화와 공정한 협상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과거의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계속 제재와 압박만 하면 극단적인 경우 병진노선으로 회귀하겠다는 뜻인데,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고 한 북한이 병진노선으로 되돌아가겠다는 논리는 안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신년사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이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순 없다고 본다”며 “북미 대화와 협상을 통해 비핵화를 관철시키자, 특히 미국에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하라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풀이했다.

■金 위원장, 이례적으로 직접 북미 정상간 대화 제안…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다자회담 제안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국에 대해 직접적으로 최고 지도자간 대화를 제안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연초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화답의 성격도 있고 북미 합의를 이행하라는 대미 압박의 메시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일종의 다자회담 즉, 남∙북∙미∙중 4자회담을 제안했다”며 “한편으로는 빨리 종전선언을 맺자는 미국에 대한 압박이자, 간접적으로 북중 군사∙안보∙경제협력의 모양새까지 보여주며 중국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건과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北, 그동안의 요구사항 관철하지 않겠다는 뜻”

이날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남북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며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했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렬 위원은 김 위원장이 말하는 조건과 대가에 대해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이 중단된 것이 대북 제재 때문이거나 우리가 재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동안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 북한이 요구해왔던 것들도 많았다”며 북한 요인에 주목했다.

조 위원은 “그동안 북한은 개성공단 지대 인상, 인건비 인상, 기숙사 문제, 근로자들의 이동 문제 등의 해결을 계속 요구해왔고, 현대아산 측으로부터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매년 일정 부분 받기로 했으나 제재 국면 등의 상황으로 받지 못하고 있어 자신들이 손실을 봤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은 “북한이 그동안 요구해왔던 이러한 부분들을 더는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한 북측 요인들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교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는 평양공동선언에 다 나와 있지만, 당시에는 조건이 마련되면 재개하자고 한 반면 이번에는 조건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며 “이 부분에 대내, 대남, 대미 메시지가 모두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에게는 자립경제 속에서도 남북경협이 재개된다는 남북경제협력의 비전을 보여주고, 남한에 대해서는 미국의 제재와 압박 속에서 자율성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대해서는 비핵화 진전에 따라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남북경협은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자력경제와 군수산업 민생분야 전환 의지 강조… “제재 국면 장기화 가능성 의식?”

자위적 국방력 강화와 군수산업의 민생분야 전환을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은 국가의 초석이며 평화 수호의 담보”라며 자위적 국방력을 강조하면서 “군수공업 부분에서는 조선 반도의 평화를 무력으로 믿음직하게 담보할 수 있게 국방 공업의 주체화, 현대화를 다그쳐 나라의 방위력을 세계의 선진국가 수준으로 계속 향상시키면서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조성렬 위원은 “북한이 무기를 대량생산하는 게 아니라 군수산업을 민생분야에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알렸다”고 평가했다.

임을출 교수는 “이번 신년사에서는 군사분야에 대한 내용이 대폭 줄었고 자립경제가 훨씬 더 강조됐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관계가 개선돼 제재가 완화되는 상황이 오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자력으로 경제를 건설할 기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협상이 잘 되면 좋지만, 잘 안 되더라도 자립경제 기반을 강화하면서 우리 힘으로 먹고사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고, 북미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낮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군수산업도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하라고 하고, 아주 의례적인 자위적 국방력만 강조했다”며 “올 한해에는 핵과 미사일보다는 경제건설에 총력 집중하겠다는 기존 노선을 좀 더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는 내용을 주로 담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북한이 올해 전력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의례적으로 전력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하긴 했지만, 이번 신년사에서는 올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력생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경제건설을 했지만, 전력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건설을 하지 못하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경제 중심의 새로운 전략노선 추진하에서도 군사력 유지를 통한 군 본연의 임무를 강조하면서 경제적 역할 증대를 요구"했고 "준군사조직인 조선인민내무군과 노동적위군의 역할 강조를 통해 전인민수준에서의 자위적 국방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병진노선을 마무리하고 경제에 매진하면서 군의 경제건설 투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경경비뿐만 아니라 국내 치안 업무까지 담당하고있는 조선인민내무군에 대한 강조는 안보 우려에 대한 인민들의 동요와 민심이반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적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창건 60돌을 맞이하는 노동적위군에 대한 언급도 남북간 군사합의 등 긴장완화로 군의 경제건설 참가가 용이해진 상황에서 국가방위 임무와 책임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이 호응하지 않으면 핵개발을 공개적으로 재개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국제제재 장기화에 대비한 자립경제, 자력갱생도 강조했고, 이 과정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우리 민족끼리를 앞세워 한국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며 “결국 2018년의 대남, 대미 전락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분석했다.@

조문정 기자  moonjeong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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