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APEC 정상회의 결과와 향후 전망>

박은빈 APEC연구컨소시엄사무국 연구원

지난 11월 18~19일에 개최된 제26차 APEC 정상회의는 APEC 정상급 연례회의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실패함.

 정상들의 공동성명 합의가 무산된 것은 공동성명의 ‘모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롯한 보호무역주의에 맞서자는 데 합의(We agreed to fight protectionism including all unfair trade practices)’ 문구에 대해 회원국 간 의견 차이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이견이 있었던 내용 중 ‘보호무역주의에 맞서는(fight protectionism)’이라는 문구는 트럼프 정부가 출범된 이래로 APEC 내 논의에 계속해서 언급된 부분이며 2017년도 장관급, 정상급 성명서에서도 ‘보호무역주의 배격’ 문구의 포함 여부로 인해 갈등이 빚어짐.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해당 문구를 포함하는 것에 미국이 찬성하면서 공동성명서에 대한 회원국들의 합의(consensus)가 확보되는 듯하였으나 중국이 ‘보호무역주의 배격’ 내용 바로 뒤에 연결되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 관행(all unfair trade practices)’ 문구 삭제를 요청하면서 합의가 무산됨.

 APEC은 다자무역체제 위기와 역내경제통합의 노력이 무산될 가능성 등 불확실성 증대의 우려가 있으나 이번 공동성명 채택 불발을 계기로 새로운 접근방법 모색 및 기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음.

 APEC 회원국 간 의견 차이가 있는 민감분야 사업은 먼저 정보공유 목적으로 회원국에 소개하고, 이를 역량개발 및 개발협력 형식으로 접근하여 모든 회원국이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함.

 또한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가치사슬(GVC) 촉진사업을 통해 역내 경제를 더욱 밀접하게 연관(intertwined)시켜 역내경제통합 및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

 APEC 정상회의 직후 개최된 G20 회의에서 처음으로 WTO 개혁에 대한 정상들의 합의를 도출해내면서 APEC 차원에서도 WTO 개혁에 대한 계획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됨. 

 비록 G20 정상 선언에는 WTO 개혁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개혁안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G20 정상들의 합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됨.

 APEC은 역내 차원의 WTO 체제 개혁 방향을 제시할 필요성은 있으나 보호무역주의로 역행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며 무역 확대를 유지하는 선에서 개혁이 추진되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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