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시장화 확산의 영향과 시사점

황 진 훈(한반도신경제센터, jhnh@kdb.co.kr)

◆ 시장화가 확산되면서 경제주체의 자율성은 개선되었으나, 산업 및 수출입 구조의 변화로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소득불균형으로 인한 계층간 갈등이 심화

◆ 대북제재 해소 이후 경제여건이 개선된다면 산업과 수출입구조 정상화와 사회 갈등 봉합 차원에서 시장화 확산 현상을 통제해 나갈 가능성도 있음

□ 북한 전역의 시장의 수가 500개에 이르며, 제품 종류와 수준도 다양

○ ‘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양강도 혜산 등 국경도시를 중심으로 공식화된 시장이 ’00년 이후에는 평양에서도 구역마다 장마당이 생겨났고, 현재 전국 시장 총수가 400-500개, 종사자가 최소 60만 명, 돈주 등 신흥부유층이 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Daily NK)

○ 과거의 단순 식량, 생활필수품에서 현재 가내수공업뿐만 아니라 공장·기업소, 상업기관 등을 임차하여 각종 생활용품, 제품 등을 생산하여 공급

□ 경제침체 상황을 시장화 영역이 지탱해 주었으나 한편으로는 산업 및 수출입 구조 악화를 초래

○ 농장, 공장, 상점 등의 자율성, 인센티브 강화가 핵심인 ‘우리식 경제관리 방법’ 이 재차 강조되면서 시장화 확산이 가속되어 산업 및 수출입구조를 변화시키고 있음

○ ‘우리식 경제관리 방법’ 선언전(‘11년)과 최근(’17년)의 산업구조를 비교해 보면 경공업제품 생산이나 건설, 서비스업 비중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늘어남

- 광공업의 비중은 36.5%에서 31.8%로 4.7%포인트 줄어들고, 전기수도건설 및 서비스산업은 40.4%에서 45.3%로 4.9%포인트 증가

- 중공업관련 제품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나 설비가 경공업제품 생산이나 건설, 서비스업에 활용되는 것으로 보임

○ 동 기간 중 농수산물, 음식료, 종이, 가죽, 섬유제품 및 중화학공업제품 수출은 급감하고, 단순 소비제품과 사치품 중심의 수입은 급증하였는데, 이는 경제성장 요인의 관점에서 보면 산업 및 수출입구조의 악화를 의미

- 수출은 광물성연료, 화학제품 △ 61.4%감소, 철강 및 비금속 제품 69.5% 감소 - 수입은 플라스틱, 가죽, 여행제품 50.5% 증가, 섬유, 의류, 신발 73.5%, 시계, 가구 등 사치품 9.2% 증가

□ 시장화 확산은 계층간 소득불균형을 확대하여 사회갈등 심화요인으로 작용

○ 현재 각 경제주체에 상대적인 자율성은 부여되었지만 국가권력과 신흥자본가 등이 공생적 관계를 형성하여 북한을 부패한 연줄사회로 만들고 있음

- 국가가 여전히 임금, 전력공급 제한, 사법조치 등을 통해 주민과 시장을 통제 하면서 시장에서의 이익을 조세 및 준조세 형태로 수취하는 구조

- 핵심계층과 부를 축적한 신흥자본가(‘돈주’)가 연계하는 형태로 경제적 이득을 독점함으로 인해 일반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해 가고 있음

○ 주민 생활수준을 상층, 중층, 하층으로 분류할 때, 상층과 중층은 ‘09년 화폐 개혁이전보다 오히려 감소하고 하층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로 변하였다고 함

□ 시장화 확산이 최악의 경제 상황을 보완해 주는 긍정적 역할을 하였으나, 북한 당국은 산업활동 및 수출입구조 정상화와 사회갈등 봉합차원에서 주민통제력을 활용하여 시장화 확산 현상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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