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이후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나라는 중국"

평택 캠프 허프리스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이취임식 모습(사진=미국방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주한미군이 역내 공동방위 체제의 일부로 편입될 수 있으며, 방어 범위가 넓어져 중국 견제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전망했다.

8일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주한미군전우회’ 주최  ‘한반도 비핵화와 그 이후’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익명을 요구한 전 주한미군사령부 당국자는 "주한미군의 역할에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서 단순히 북한의 위협에 대한 준비 태세를 유지하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 군사기구’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예로 들면서 역내 국가들과 군사적 협력에 나서 공동방위 체제를 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실제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고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 체제가 달성되면, 주한미군의 역할은 지정학적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며,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전략연구소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 이후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안정을 우선시 하면서도,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을 극도로 꺼리는 만큼, 평화협정과 통일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며 한반도에 친중 정권이 들어서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중국은 자국의 이해가 적용된 한반도의 새로운 환경을 위해 ‘긍정적 유인책’을 펼 의지가 있어 보이지만, 그 동안 중국이 이웃 나라에 적용한 강압적 정책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한국에 경제 보복을 가했고 필리핀과 일본, 타이완 등에도 강압적 외교 정책을 동원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향후 한미 동맹의 역할은 이제 단순히 대북 억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대한 대응도 포함된다"며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북 핵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지금처럼 한미 동맹이 큰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두 나라가 각자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한반도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데도 공감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한반도 비핵화나 통일 이후, 군사적 동맹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맹의 성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 나라가 젊은 인력, 의료와 보건 전문가, 컴퓨터 과학자 등 다양한 인적 교류를 하고, 최대한 21세기에 걸맞은 동맹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환경, 사이버, 우주, 국제 보건 부문 등이 여기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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