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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 한반도 정책 및 정상회담 전망, 민태은·신종호·이기태, 통일연구원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8.11.0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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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  한반도  정책 및 정상회담 전망

민태은․신종호․이기태  (국제협력연구실)

우리에게 비핵화는 남북관계 개선의 과정이지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 남북관계 개선의 목표는 남북이 주변국들과 평화롭게 함께 번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북미관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을 고려한 거시적 안목을 가진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 입장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북제재 그리고 종전선언은 동북아지역 패권경쟁의 일환으로 고려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미, 북일 그리고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전망하고 논의 될 핵심 의제에 대응할 정책을 미리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I. 서론

문재인 대통령은 제5차 남북정상회담의 목표는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 그리고 남북 간 군사긴장과 전쟁위협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회담 목표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북미대화의 재개 그리고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 채택을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라는 면에서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과정,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의 내용과 시기, 그리고 관련국 간 신뢰 구축에 얼마나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 냈는지에 대한 평가는 관련국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바라보는 미·중·일의 입장 차이와 그 과정에서 기대하는 역할의 차이가 주요한 원인이다.

II.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북미회담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 회담 결과와 남북한의 관계 발전 노력에 지지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평양 남북회담 직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예술작품(work of art)’이라고 극찬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도 이번 남북회담을 지난 7월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북미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북한을 네 번째로 방문하여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북미는 제2차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 중이다. 현재 중간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북미정상회담은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반적인 워싱턴의 분위기는 줄곧 그래왔듯이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노력에 회의적이다. 북한이 평양 남북공동선언에서 밝힌 비핵화 조치의 내용이 6월 싱가포르 선언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결과에 대해서도 여전히 분명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즉,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는 재확인되었으나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무엇을 어떻게 믿을 만한 수준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로 원하는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나 전문가 역시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따른 대안적 상응조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비록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제4차 방북에서 종전선언, ICBM 폐기, 인도적 지원 등의 상응조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비핵화 단계에 따른 구체적 상응조치 내용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비핵화 협상 진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포함한 대한반도 정책의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임기 내 북한 비핵화를 이루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4차 방북을 앞두고 시한에 쫓겨 졸속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 사실 그간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화무쌍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력 시위에 대해 선제공격 불사 입장에서, 북미대화 수용, 뒤이은 북미대화 취소 그리고 북미대화 개최를 결정했다. 또한 일괄타결 방식의 북한 비핵화 주장에서, 트럼프 임기 내에 단계적 비핵화로, 다시 시한을 못 박지 않는 비핵화로 입장을 전환했다. 그리고 6월 북미정상회담 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미흡하다며 대화를 거부하던 미국이 다시 대화에 임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북한 비핵화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현실인식의 결과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아우르는 트럼프 행정부의 포괄적이고 일관된 한반도 정책 부재가 주요 원인이다. 즉 일련의 북한 태도 변화에 반응적인(reactive)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결정은 있으나 미국이 주도하는 대한반도 정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국에게 북한의 비핵화는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정치 및 외교 현안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은 지속적으로 대북제재 유지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것이다. 북핵 위협을 직접적으로 해소하는 방식과 절차에는 양보의 제스처를 취하는 반면 제재 유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이 미국에게는 현실적 위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제재 유지를 통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을 압박하고 국제사회에서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패권국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속내도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적 성향과 교집합이 이루고 있어, 제재의 전면 해제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종전선언 역시 두 가지 이유로 우리의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먼저 종전선언은 미국의 주요 비핵화 협상카드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에서의 미군 주둔과 역할의 재정비로 이어질 사안이기 때문이다. 즉,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지역 외교·안보정책과 상호 조율되어야 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한반도 정책 이전에 비핵화 협상 초기단계에 종전선언이라는 보상을 내어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 번째로 미국의 종전선언과 한반도 정책은 중국과의 패권경쟁과 트럼프의 “나 우선주의”의 접점 어디에선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종전선언과 같이 국제사회에 리더십을 보여줄 창구를 급히 닫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전통적 비핵화 방식과 다른 핵 신고를 유예(hold-off)하는 대신 영변 핵을 폐기하고 종전선언을 보상으로 주는 우리의 중재안을 그대로 받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일정수준의 사찰과 검증을 종전선언 전 단계에 넣어 실리와 리더십 보여주기 모두를 얻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곧 있을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정도에 맞추어 상응조치로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의 의사가 있음을 비추는 수준의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의제는 그간의 북미관계 진전사항을 재확인하고 보다 큰 틀에서 향후 북미관계의 방향 제시가 될 것이다.

III.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북중회담 전망

중국 정부는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함과 동시에 북미관계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미 양국이 접촉과 대화를 더욱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특히 미국이 북미 간 대화에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중국 시진핑( 習 近 平 ) 지도부 입장에서는

산적한 국내문제와 함께 무역통상 및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잇따른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한반도 정세 안정과 북미 간 대화 채널 유지가 자국의 안보 환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적극 환영하고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보유를 절대 반대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와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은 이유 역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고, 2018년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자 북중 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개최되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매우 험난한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그러한 이유로 인해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대북제재 역시 완화 내지는 해제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물론 중국은 대북제재와 관련된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북미 간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관련 협상에 대해서는 미국보다는 북한의 입장에 더 가깝다.

중국 지도부는 한반도 정책 3원칙-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자국이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상황, 즉 ‘차이나패싱’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하다. 다만, 중국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하는 북핵문제의 ‘중국책임론’이나 북미협상 지체의 ‘중국배후설’ 등을 차단하고 중장기적으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수준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동방경제포럼에서 언급한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은 북한, 한국, 미국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발언 역시 중국이 단순히 종전선언 참여 여부를 떠나 이후에 전개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실질적인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향후 북미 협상 진행 상황 및 미중 전략경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영향을 받겠지만, 중국은 기본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 유지 및 확대 차원에서 한국과 북한 모두와의 ‘소통’을 강조할 것이고, 6자회담 재개나 북중경협 등과 같이 중국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남북한 모두에 대한 ‘전략적 관리’를 시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북한방문을 통해 북중 정상 간 상호방문을 통한 전통적 우호협력관계의 완전한 복원뿐만 아니라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시진핑의 북한 답방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직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의제 역시 북중 간 전략적 소통(협동) 강화뿐만 아니라 북중 경제협력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IV. 일본의 한반도 정책과 북일회담 전망

일본 정부는 남북 정상이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어디까지 진전될 수 있는지에 가장 관심이 많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비관적인 견해가 강하지만,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폐기와  같은 이번 합의가 비핵화로 이어지는 하나의 계기가 될 거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현실적으로 비핵화 문제보다는 북일 관계, 그 중에서도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아베 수상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 납치 문제 하나만을 정책과제로 좁히기로 결정하였고, 비핵화는 미국만이 할 수 있고 그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기면서 일본은 오직 납치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적절한 시기에 일본과 대화’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아베 수상에게 전달하였고, 아베 수상도 지난 9월 2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모든 찬스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표명하였다.

이와 같이 아베 수상은 납치 문제 해결을 통한 북일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당장 바로 북일 정상회담이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전망된다. 첫째, 아베 수상은 지금까지도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납치 문제를 북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앞세움으로써 북일 관계 개선의 허들을 너무 높게 설정해 놓았다. 둘째, 아베 수상은 정치적 리스크가 높은 당장의 북일 정상회담보다는 수상 3선에 성공한 지금 시점에서 자신의 숙원과제인 2020년을 목표로 한 일본 헌법 개정작업에 집중할 것이다.

만약에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이다. 다행히도 납치 문제가 미일 간 협상에 패키지로 포함되어 있고 미국도 납치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협상이 가속화되면서 실현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릴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제주관함식  불참과 같이 한국과는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인한 외교적 마찰을  피하면서  북일 대화를  위한 한국의  협력, 더 나아가 중재자 역할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V. 결론

우리에게 비핵화는 남북관계 개선의 과정이지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 남북관계 개선의 목표는 남북이 주변국들과 평화롭게 함께 번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북미관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을 고려한 거시적 안목으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 입장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북제재 그리고 종전선언은 동북아 지역 패권경쟁의 일환으로 고려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미중 간 무역통상 및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한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우리의 대미․대중 협력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 안목에서 우리의 외교적 입지와 지지 강화를 위해 동북아 플러스 책임공동체 및 신남방 정책을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moonjeong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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