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미북 간 입장차가 얼마나 큰 지를 여실히 보여줘"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하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사진=폼페이오 페이스 북)

미국 뉴욕에서 8일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불과 하루 전인 7일 새벽 전격 연기된 것은 의제 조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북 고위급 회담이 ‘취소’됐다기 보다는 ‘연기’된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양측 모두 회담 의제에 대한 합의에 시간이 더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고위급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실무급에서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말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 측에서 실무급 논의를 거부해 왔다"며 "회담이 연기된 것은 아직도 미북 간 입장차가 얼마나 큰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난 2일 북한이 언론매체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지난 4월 채택한 경제건설 총집중 노선에서 다른 한 가지, 즉 핵개발이 더 추가돼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밝힌 데 주목했다.

이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암시이며,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개념’ 조차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7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매우 짧았고, 따라서 양측이 취해야 할 조치나 시간표 등 실질적이고 필요한 논의보다는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에 대한 협상 정도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서해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풍계리 핵실험장 해체 검증 작업에 대한 대가로 제재 해제 등 구체적인 보상을 바라는 북한과 비핵화 진전이 없이는 제재를 해제할 생각이 없는 미국이 어떻게 짧은 시간 내에 공통분모(common ground)를 찾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성과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고위급 회담을 강행하기 보다는 연기하는 쪽을 택하고, 서로 간의 차이점을 줄이기 위해 다른 경로로 대화하기로 했을 수 있다"고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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