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 "미 외교 안보 당국자들의 경직된 사고방식 문제도 지적"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당 부위원장(사진=폼페이오 페이스 북)

미국 주요 언론은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된 것과 관련해 제재 완화와 핵신고 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VOA가 종합한 미국 주요 언론 보도를 보면

뉴욕타임스는 7일 분석기사를 통해 8일 "뉴욕 회담의 목적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확정하는 것으로, 간단해 보였지만 고위급회담 개최조차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회담 취소가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정점으로 양국 간 외교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 없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요구와 기대의 불일치가 존재하며, 그 위험은 최근 더욱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미 정보 당국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계속해서 핵분열 물질을 개발하고 있으며, 30~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또 브루킹스 연구소 정박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까지 취한 조치는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 등 그들이 바라는 대가에 비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 연기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비핵화 과정과 제재 해제 시점을 놓고 미국과 북한의 이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북한은 "동시적이고 단계적인 조치를 원하지만,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특히 "최근 양측이 더욱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이 '병진노선' 복귀를 언급한 점"을 언급했다.

이어 "북한은 핵, 미사일 시설 신고를 사실상 표적 리스트를 미군에 넘기는 것으로 여긴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또 "한국 정부는 현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어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갈등은 중대해 보이며, 제재 완화를 지지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관계도 껄끄러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많은 전문가가 북한의 핵 포기 의지를 의심하고 있지만, 미 외교 안보 당국자들의 경직된 사고방식을 지적하는 일부 전문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엘 위트 스팀슨 센터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과거 실패를 반복했던 옛날 각본을 고수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는 이를 넘어설 수 있는 관리들이 없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CNN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현시점에서 미국의 기대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2차 븍-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주요 핵 시설에 대한 사찰 수용 등 일부 양보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은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조치를 기대했지만, 미국은 그 어떤 것도 먼저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고 분석했다.

그허면서 "북한의 최근 '병진 노선' 복귀 발언이 단지 협상용이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뉴욕 회담에서 지렛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지만,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이 제재에 대한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북한은 핵 프로그램 개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로 비핵화를 향한 험난한 외교적 노력이 차질을 빚게 됐고, 비핵화 진전에 대한 희망을 한층 꺾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양측 모두 대화를 중단하는 것을 원치 않으면서도, 최근 들어 각자 기존 태도를 강화하면서 타협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추가 비핵화 조치 이전에 양국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며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관리들은 이를 주저하며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아담 마운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어느 쪽도 실현 가능한 조치를 먼저 제안하지 않고 있다"면서, "느리지만, 확실히 협상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가 중단되면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더 낮은 수준의 '군축협상'을 먼저 함으로써 즉각적인 위협을 제한하고, 더 진전된 협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마운트 연구원의 제안을 소개했다.

미 CBS 뉴스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이틀 전만 해도 뉴욕 회담에 자신감을 보였다며, 회담 연기가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국무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지난 9월 양측 간 합의를 이루고도 실현되지 않고 있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주축으로 한 실무협상 가동을 강력히 바랐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제재 문제를 놓고 양측이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고위급회담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 관리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토대 마련을 포함해 진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북한은 최근 제재 완화 요구를 더욱 강화했다"고 전했다.

또 "적대세력들이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한 김 위원장의 지난주 발언은 보기 드문 직접적 비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뉴욕 회담을 통해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첫 '상견례'가 기대됐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비건 특별대표는 임명 이후 2달이 지나도록 실무 협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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