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의 서울 답방, 기자회견 직전에 결정"... "백두산 공동 등반, 사전에 몰랐다"
북측이 문 대통령에게 하루 더 북에 머무를 것을 제안했다고 청와대가 21일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삼지연 초대소에 올라갔다 내려와 혹시라도 더 머무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해놓으라'라는 얘기를 듣고 문 대통령 일행 200여 명이 하루 머무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쪽에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며 “원래 우리 쪽에선 2박3일 생각했다. 북에서 호의를 갖고 혹시라도 더 머물 것을 여러 사정에 대해서 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19일 기념식수 행사 당시 표지석에 문 대통령의 방문 기간인 18일~20일이 아닌 18일~21일까지로 잘못 새겨진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북에서 하루 더 예상한 것 아니냐’, ‘우리 쪽 사정이란 건 유엔총회 참석 차 뉴욕으로 출국하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 “그 부분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으나 북에선 그 정도로 성의 갖고 만반의 준비한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차 방북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평양에 하루 더 머무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문 대통령 방북 전에 실무 차원에서 조율된 것이냐’는 물음에 “사전에 논의된 내용은 제가 정보가 없다”면서 “답방을 하기로 한 것은 두 분 정상이 기자회견 직전에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김 위원장과의 백두산 방문을 방북 전에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언제 어느 때를 대비해서라도 대통령 부부는 충분히 옷을 가져가신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일 새벽 백두산행을 위한 외투를 공수하기 위해 서울에서 평양으로 수송기를 보냈는데, 이 수송기가 서울로 돌아오면서 김 위원장이 보낸 송이버섯 2t을 싣고 왔다.
김 대변인은 “(점퍼가) 언제 도착했는지 모르겠지만 (백두산 방문이) 결정되고 나서 급하게 250벌을 공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K2코리아는 통일부가 19일 오후 5시쯤 ‘O.R.G 2L 배색 재킷’ 250벌과 ‘A+ 슬림다운 재킷’ 250벌 등 500벌을 주문했다. K2 측은 제품을 급히 준비해 이날 오후 10시에 성남공항에서 통일부에 전달했다.
K2코리아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개성공단에서 1만3622㎡(약 4121평) 규모로 공장을 운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 측 특별수행단의 요청으로 두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렸다. 리설주 여사는 그 하트를 손으로 받치는 포즈를 취했다.
김 위원장은 김 대변인에게 다가와 "이거(손가락 하트)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김 대변인이 방법을 알려주자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이 현장을 지켜본 특별수행원 중 하나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남쪽 사람들이 보면 놀라워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