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과 대북사업의 청사진 예상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해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조문정 기자) 리용남 북측 내각부총리가 18일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에게 “앞으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용남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이번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남측 경제인들과의 면담에서 “현재 우리 북남관계 중에서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경제인들의 면면을 보면 경협과 대북사업의 청사진을 미리 볼 수 있었다.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노동집약적 산업보다는 첨단기술 산업과 벤처나 첨단기술, 에너지∙통신∙반도체∙전자∙화학∙물류∙건설 등 기술·자본집약적 산업에서 남북경협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시 중구역 인민문화궁전에 미리 와 있던 북측 인사들은 리용남 부총리, 방강수 위원장, 김윤혁 부상, 박호용 부상, 조철수 부위원장, 황호영 지도국장 순으로 줄지어 남측 경제인들을 맞이했다.

남측 경제인들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선두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순으로 들어왔다.

재계 인사들 중 마지막으로 들어온 4대 그룹 총수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순으로 입장했다.

남측 경제인들 들어오면서 북측 인사들 모두와 악수하며 대부분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 황호영 지도국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많이 봤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했다.

각자 자유롭게 앉는 분위기였으나 리용남 내각부총리 맞은편에는 현정은 회장이 앉았다.

리 부총리는 “오늘 이렇게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또 평화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며 남측 경제인들을 맞이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공항에) ‘자주 통일’이라는 구호뿐 아니라 ‘평화 번영’이라는 구호가 많이 있었다”면서 “과거와는 다르게 남북이 같이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그런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이 “한 분씩 자기 소개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김 보좌관의 말에 리 부총리가 “좌우지간 시간은 많지 않지만 간단하게 소개해달라”고 얘기해 참석자들 일동 웃음이 터졌다.

이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오늘 서울에서 여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며 “지리적으로 이렇게 가까운데 심리적으로 거리가 상당했다. 2007년 기업인들이 평양을 방문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사이 남북관계도 여러 가지 변화가 많고, 할 일도 많다. 오늘은 공동의 번영을 위한 자리도 좋고, 인식의 거리를 좁히는 자리도 좋고,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병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IT쪽이다. 민간에서는 단말기 게임 회사, 관에서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과 관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하자 리 부총리는 웃으며 “새 시대 사람이로구먼”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었다”면서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는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 부총리가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해 일동 웃음이 터졌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한국전력공사는 남측 전기 생산의 75%를 하고 있다. 송전 배전 분야를 하고 있고, 세계 10위권의 유틸리티 기업”이라고 소개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개성공단 개발 초기에 관여해서 평양까지 오게 돼 정말 반갑다”고 말했다.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CJ는 식품, 물류 사업 등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북한 교류가 많아지고 같이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리 부총리는 “먼 길 오셔서 감사하다”고 반응했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현철 부보좌관이 “다음은 말 안 해도 잘 아시겠지만, 현정은 회장이다”라고 현 회장을 소개하자 북측 인사들이 고개 끄덕였다.

현 회장이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리 부총리는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화답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우리 민족의 3대 경협사업이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개발,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라며 “여기 계신 모든 분이 민족의 3대 사업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민간 교류 차원에서 평양에 왔다. 서해, 동해, 남해를 그야말로 어망으로부터 통일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개성공단에 어망을 들고 들어가서 활동하게 됐다”면서 “민족의 경협사업이 무궁무진하게 발전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리 부총리는 “우리나라야 삼면이 바다고 해양국인데, 수산업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수산업 발전에, 말하자면 생산 위주의 수산업에서 자원보유의 수산업으로 가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은 쉽게 말하자면 남측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개발 등에 정책자금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면담에 북측에서는 리용남 내각부총리,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조철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용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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