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 미국 법무부가 기소한 북한 해커 미국이 요청하면 적색 수배자 명단에 올릴 것"

박진혁이 가명으로 페이스북 사용 내역(사진=미 법무부)

미국 법무부가 기소한 북한 해커가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공공기관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법무부는 6일 북한 해커 박진혁을 기소하면서, 그의 얼굴과 범죄 개념도, 그가 사용했던 이메일 주소가 담긴 179쪽에 달하는 기소장을 공개했다고 RFA가 전했다.

이 기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존 모가베(John Mogabe), 앤도슨 데이빗(Andoson David), 왓슨 헨니(Watson Henny) 등의 가명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했다.

박 씨는 기소장에 나온 가명을 활용해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만들었고, 한국 공공기관 페이지에 ‘좋아요’(Like)를 누르는 등 해당 기관의 동향을 파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해킹 활동을 추적·연구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인 ‘싸워’(CyberWar)가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 씨는 뉴욕대학교를 2014년에 졸업했다는 가짜 정보로 ‘HYL’이란 이름의 가짜 계정을 만들었다.

박 씨는 이 계정을 통해 ‘대한민국 국무조정실∙국무총리 비서실’, ‘대한민국 국방부’, ‘군인공제회C&C’ 페이지 등에 ‘좋아요’를 누르고 해당 페이지의 소식을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 씨가 이용한 ‘존 모가베’(John Mogabe)란 이름의 페이스북 가짜 계정은 ‘소니 픽처스’사와 미국 배우 ‘랜달 박’(Randall Park) 씨의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고 소식을 받아보고 있었다.

미국 영화사 ‘소니 픽처스’는 2014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제작했고, ‘랜달 박’씨는 이 영화에서 김 위원장 배역을 맡았던 한국계 미국인 배우이다.

현재 ‘소니 픽처스’ 를 해킹한 혐의로 기소된 박진혁 씨가 ‘소니 픽쳐스’사와 연관된 소식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존 모가베를 포함한 3개의 가짜 페이스북 계정의 커버사진이 모두 해변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동일 인물인 박 씨가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RFA는 전했다.

7일 현재 기소장에 나온 박 씨가 사용했던 이메일을 토대로 확인해 본 결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링크드인(LinkedIn) 계정들은 현재 삭제돼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한편,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Interpol)이 미국 법무부가 기소한 북한 해커를 미국이 요청하면 적색 수배자 명단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리옹에 본부를 둔 인터폴은 7일 미국이 요청한다면 미국 법무부가 2014년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혐의로 기소한 북한 해커 박진혁에 대해 ‘적색 수배’를 내릴 것이라고 RFA에 말했다.

적색 수배(Red Notice)란 각국에서 흉악범죄를 일으킨 후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에 대한 인터폴의 다섯 가지 수배 유형 중 가장 높은 단계이다.

이번 박진혁 기소 사건과 관련해 인터폴 대변인실은 “유효한 체포 영장에 따라 해당 국가(미국)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변인실은 “적색수배를 요청하거나 정보 공개를 요청할지 여부는 수배자를 원하는 국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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