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특구 국제공동개발 성공요인과 시사점
소주공업원구(이하“소주공단”) 개발 사례를 중심으로
장환빈/한반도개발협력연구네트워크 공동대표
1.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드라이브
□ 덩샤오핑의 개혁·개방노선과 남순강화 드라이브
o 덩샤오핑 주석은 1978년 개혁·개방노선을 채택, 국정운영의 중심을 경제발전으로 옮기고 선진기술 및 설비도입에 주력하는 동시에, 대규모 해외 고찰단을 파견하여 시장경제체제를 연구시킴.
o 1980년대 경제 과열 조짐, 개혁·개방정책에 대한 반발, 1989 년 천안문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 미국 및 일부 국가들의 경제제재 등으로 인한 어려움에 봉착하였지만 덩샤오핑은 1992년 남순강화로 개혁·개방정책 다시 강력히 드라이브.
o 1992년 1월 덩샤오핑은 남순강화에서 싱가포르를 배워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음
“광동성이 아시아의 '네마리 용'을 쫓아가려면 20년은 더 필요하다. 그 중에서 싱가포르가 비단 경제발전만 빠른 것이 아니라, 사회질서도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의 경험을 거울삼아야 하고 동시에 그들보다 더 잘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싱가포르의 관리는 매우 엄하고 국내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며, 또한 중국이 1989년 봄 여름의 정치적 풍파를 처리하는 데도 지지해주었다. 리콴유는 아주 공로가 큰 사람이다.”
□ 소주공단 1994년 국가급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
o 소주공단은 1992년 국가급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된 상해푸동 신구 등 연해개방성시 경제기술개발구의 모든 특혜사항을 적용 받을 뿐만 아니라 기타 중앙정부의 예외적 특혜를 받음
□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권한 위양
o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는 최초의 대외합작 공단개발 사례로서 다른 공단의 모범사례가 된다는점을 감안, 전폭적인 지원 과 함께 각종 권한을 소주공단관리위원회에 위임하였음
□ 정부와 기업, 개발주체와 관리주체의 분리 원칙
o 정부와 기업의 분리, 개발 주체와 관리 주체의 분리 원칙하에 초기 단계부터 싱가포르 경험을 참고하여 행정관리업무는 소주공단관리위원회, 개발업무는 소주공단개발그룹이 각각 담당
□ 입주기업들의 편의를 위한 허가 절차 간소화
o 특히 1995년 1월, 중앙정부는 소주공단에 국무원 경제특구국을 포함한 19개 정부부처 공동 사무소를 설치하여 입주기업의 허가, 규제 및 운영 관련 행정상 편의를 촉진시켜줌
□ 소주시 정부의‘4불’정책(‘4 no’ policy)
o 2001년 1월 싱가포르측이 대주주 지분을 철수하게 되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소주시는 소주공단 참여주체들 및 입주기업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 발표
① 합작프로젝트 계약서의 핵심 조항은 절대 바꾸지 않는다.
② 합작투자의 협력구조는 절대 바꾸지 않는다.
③ 소주공단을 발전시키려는 목표는 절대 수정하지 않는다.
④ 소주공단이 약속한 담보 조항은 반드시 이행한다.
2. 리콴유의 절대적인 신뢰와 지원
□ 리콴유의 중국의 개혁·개방 노력 신뢰
o 리콴유 전 총리는 중국 개혁·개방의 실험장인 심천 개방이 성공하면, 덩샤오핑이 주장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이 실현 가능하다고 높게 평가하고 싱가포르의 경제발전 경험을 중국에 전수시키기 위한 채널로서 소주공단 합작개발 제안
o 리콴유 전 총리는 중국에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의의를 아래와 같이 표현하였음
“덩샤오핑이 1970년대에 싱가포르를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서구의 다국적기업들이 창조해 놓은 부를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빗장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가 바로 우리가 중국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중국은 이미 뛰어난 인재들로 넘쳐나고 있고 이제 그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닐 것이 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돕는 편이 낫다. 이를 통해 우리는 중국에 정치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싱가포르 경험이전을 위한 양국 정부 적극적 협력
o 양국 정부는 소주시 정부가 싱가포르 정부기관 및 대학들로 부터 경제발전, 도시계획, 건설과 관리 및 기타 공공행정관리에서 얻은 성공적인 경험을 이전받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
□ 중국의 주권 및 헌법 존중 원칙 준수
o 중국과 싱가포르는 중국의 주권 및 헌법 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전제로 공단의 개발, 건설 및 관리활동이 중국의 헌법과 관련 법률규정에 부합하여야 한다고 규정
3. 양국 정부간 신뢰·협력체계 구축
□ 다층적 합작 협력 조직 구성
o 소주공단은 덩샤오핑-리콴유 두 정부 지도자간의 확고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다층적 합작 조직을 구성
o 소주공단 국제공동개발 추진체계는 아래 그림과 같이 ① 협력체계 ② 지도체계 ③ 관리체계 ④ 개발체계로 구분 가능
- 각 체계마다 양국이 상호 합작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입주기업들로부터 신뢰를 받음
□ (협력체계) 중국-싱가포르연합협조이사회
o 최고층 의사결정 기관인 중국-싱가포르연합협조이사회는 양국 정부의 부총리 1명이 공동이사회의장을 맡고 매년 정기적 으로 개최됨으로써 양국간의 정책협의, 정부기관들간의 정책조 정을 담당하는 조직으로서 중대한 분쟁 조정의 핵심 역할
□ (지도체계) 중국-싱가포르 쌍방위원회
o 소주시와 싱가포르무역공업부가 쌍방운영위원회를 설립하여 상호 연락창구 역할을 하면서 싱가포르 경험이전 업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각각 이사회의 양국 부총리에게 업무 보고
□ (관리체계) 소주공단관리위원회
o 소주공단관리위원회는 행정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독립적 인 지방정부기구로서 정책 결정과 법집행에서 고도의 자율권 을 부여받았으며 싱가포르의 JTC Corporation그룹을 모델로 산하에 부동산 개발사업과 각종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기업들을 설립
4. 다국적 합작개발 주체의 주도적 역할
□ (개발주체) 소주공단개발그룹(주)
o 양국 정부는 공단의 기초시설 개발, 투자 유치, 프로젝트 관리, 컨설팅서비스 등을 책임지며 실질적인 개발주체 역할을 하는 국제합작기업인 소주공단개발그룹(주)를 설립
o 1994년 5월, 싱가포르측 컨소시엄과 중국측 컨소시엄이 최초 납입자본금 1억미달러를 65: 35 비율로 투자
- 1993년 9월, 싱가포르측 컨소시엄으로서 자본금 2억 달러의 싱가포르소주공단개발주식회사3) (Singapore-Suzhou Township Development Pte. Ltd.)가 설립되었음
- 1993년 12월, 중국측 컨소시엄으로서 11개 국유기업들이 참 여하는 납임자본금 2,500만 달러 규모 소주공단연합발전총공 사4)(CSIPC: China Suzhou Industrial Park Ltd.)가 설립되었음
□ 중국 국유기업들의 적극적 참여
o 중국기업들은 초기 단계에 사업 분위기 조성자 역할과 함께 발전 선봉장 또는 핵심 건설주체 역할을 담당
- 개발 초기 비즈니스시설 및 공공서비스시설은 장기 투자회 수 기간과 불확실한 수익성을 이유로 외국자본이 투자를 꺼 리자 국유기업들이 기초시설 건설과 공공서비스 제공
o 소주공단개발그룹(주)의 과반수 지분과 경영권을 이전받은 중국 측 참여기업들은 경영 기법 및 개발 노하우 습득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익 효과 발생
5. 소주공단 성공요인 및 시사점
□ 개성공단과 소주공단의 차이점
o 소주공단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심천 등 경제특구 를 개방한지 10년 이상 지난 1994년에 시작된 프로젝트인 반면, 개성공단은 북한이 경제개방이나 시장경제 도입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전환이 없는 상태에서 2003년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초기조건이 다름
o 중국 정부는 소주공단 공동개발 과정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과감한 시장경제 실험을 시도한 반면, 북한은 자본주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의 매우 제한적인 모기장식 개방정책을 유지함으로써 개성공단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
□ 개성공단 모델 성과와 한계
o 개성공단 모델은 남북 간 공동개발 및 운영, 제도구축, 생산 및 고용 등의 측면에서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남북경협 모델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음
o 그러나 당초 의도했던 수익사업을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모델 이라기 보다는 남한 정부가 북한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개발 협력모델의 성격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음
□ 지도자들의 확실하고 장기적인 보장과 이행 중요
o 삼성전자 등 다국적기업들이 초기부터 소주공단에 입주한 가 장 큰 이유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에 대한 장기 비전과 리콴유 전 총리의 싱가포르 경험전수 약속에 대한 신뢰 때문임
- 북한 지도자뿐만 아니라 남한도 매 5년 대북정책이 바뀌는 상황에서 장기 비전 제시나 신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외국 기업들이 개성공단 입주를 기피한 주요 이유 중의 하나임
□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의 강점 활용
o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은 이미 개발된 1단계 인프라투자를 확 대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연속 사업으로서 사업 초 기 대가 및 보상 문제와 관련된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사업여건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음
□ 국제공동개발 비즈니스모델 도입 필요
o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은 소주공단 모델을 참고하여 국제공동 개발 비즈니스모델 도입을 검토하여야 함
- 공공성 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민관협력 투자개발형(PPP) 비즈니스모델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음
o 소주공단개발그룹(주)를 모델로 남북한 정부 산하 국영기관, 개발업자(현대아산, LH공사), 외국기업 등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개성공단을 개발하는 통합개발주체(기업) 창설 필요
- 통합개발주체는 공단개발의 주도적 역할과 함께 투자자유 치, 건물(토지)임대, 공장운영 등 수익원 확보를 통한 안정 적 운영기반 마련 필요
□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북한내륙기업과의 협업제도 도입 필요
o 남북한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인근 개성시 기업들 간의 용역 주문, 납품하청 등 하도급구조를 공식 허용해야 함
- 관리주체가 접수/관리 창구가 되어, 입주기업의 주문접수, 대금출납 등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수익 창출
- 관리주체는 남북경협사업을 희망하는 남북한 기업들 간의 업무연락, 상담, 투자자연결 등 연결고리 역할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