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사진=노동신문)

최근 새로운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는 북한을 자본주의에 개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중국과 미국을 서로 견제시켜 양보를 얻어내고 장기적으로 한국의 대북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AP통신 평양지국장 에릭 탈매지는 3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했던 도로나 철도 등의 인프라, 관광특구 개발 등을 실현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한국의 대북 투자를 열렬히 구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매지 국장은 "북한이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하면서 중국·한국·미국과 외교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핵전력 완성을 선언하고 다른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기 전부터 경제개발을 첫 번째 장기과업으로 삼아왔다.

김 위원장이 장마당과 기업가정신을 활성화함에 따라 평양에는 고층 건물이 여럿 들어섰고 스카이라인까지 급격히 변모했다.

정권수립 70주년 9.9절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야심 찬 개발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그 개발계획은 소소하게는 청사 보수공사부터 삼지연 개발 현장에 군인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평양식 사회주의를 과시하는 것에 이른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에 경제발전이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의도는 미국 자본주의자들에게 북한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무너뜨리고 미국이 이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미국이 서로 견제하게 함으로써 양보를 얻어내고 상황이 서서히 전개되면서 자신의 위치를 조정해 나가려는 속셈(game)이다.

동시에 북한 당국은 내부단속을 위해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반자본주의, 반제국주의를 부르짖으며 날마다 열띤 선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몇 달간 평양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북한 주재 외교관들의 행보에 대한 제한이 일부 강화됐으며, 북한 관료나 일반 시민을 인터뷰하겠다는 AP통신의 요청도 대부분 승인되지 않았다.

북한 국영 매체들은 상황의 결말을 알 수 없는 만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도 제한적으로만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대북 투자를 열렬히 구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했던 도로나 철도 등의 인프라, 관광특구 개발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은 또한 중국에도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주된 연료 공급원이며 북한산 석탄과 천연자원들의 주요 수출시장이자 지역 내에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교정책 변화에 대한 북한 정권의 설명은 일관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신뢰할 만한 대미(對美) 핵 억지력을 갖추는 데 성공하자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함께하자며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이미 증가세다. 중국을 향한 김 위원장의 구애가 성공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한의 장기적인 목표는 남한 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 관광업을 제대로 활용하면 북한을 긍정적으로 홍보하고 이미지를 개선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것 역시 북한이 벌이고 있는 도박(gamble)이라고 에릭 탈매지 지국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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