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등 종전선언 이상의 것을 요구했을 가능성"

북한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비밀편지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높은 수준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압박용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도착해 김영철 당 부위원장으로 부터 영접받는 모습(사진=페이스북)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2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낸 비밀 편지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상응할 수 있는 미국의 조치를 먼저 이끌어내기 위한 대미 압박용으로 보인다"고 RFA에 말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사실상 정치적 선언으로 미국도 이번에 북한의 핵신고와 맞교환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김영철 편지에는 평화협정 등 종전선언 이상의 것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내주어도 북한은 완전한 핵신고가 아닌 부분적인 핵신고를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 핵신고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 역시 "북한이 이번 비밀 편지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전에 미국의 양보를 먼저 얻어내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을 취소한 것은 지난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취소와 마찬가지로 미북 비핵화 협상에 일시적인 차질(setback)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북 취소는 미국이 북한과의 만남에 절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대북 비핵화 협상을 미국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협상 행태(gamesmanship)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미국의 외교 정책보다는 경제, 일자리, 이민 정책 등 미국 국내 문제가 유권자의 표심을 결정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 이전에 반드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큰 외교적 성과를 내려고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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