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북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오른쪽)가 하원에서 열린 북한 관련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모습(사진=VOA)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돌연 취소시킨 배경은 이번 방북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미국 전문가가 분석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북 계획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도 빈손으로 돌아오길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RFA에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이 비핵화한다는 데 대해 회의적"이라며 "어쩌면 이번에 방북을 취소한 것이 현명한 결정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취소를 미리 결정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굳이 국무장관이 발표한 직후 이런 발표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하루 만에 결정을 번복한 배경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제3의 인물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이번 결정은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대화했던 사람의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꾼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새로운 사안도 아닌데 왜 이번 방북 취소를 중국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해결하는데 있어 중국을 마치 하청업체(subcontractor)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마찰 때문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이행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조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이유를 대는 것이라고 힐 전 차관보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면 그 때서야 중국이 북핵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신호를 받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VOA에 말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북한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정치적으로 너무 수치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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