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싱가포르 국빈 방문의 성과와 의의 

송은희 (대외전략연구실)

新남방정책 통한 한·인도 동반 성장

남방에서 주목할 국가는 인도인데, 인도는 최근 우리나라와의 교류가 꾸준히 증대하고 있고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착실하게 발전해 오고 있다. 

인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남아시아 국가로, 이번 방문을 통해 新남방정책의 핵심 대상국인 인도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하고 양국 간 잠재적인 협력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미래분야로 양국 관계의 지평을 확대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역을 아·태(Asia-Pacific)지역이라 부르는 대신 ‘인도·태평양(Indo-Pacific)’ 이라 재명명하였으며, 우리 정부도 新남방정책 추진을 통해 ‘인도’의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등 최근 들어 이 지역의 지경학적 가치와 전략적 민감성이 증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7월 10일,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람, 상생 번영, 평화, 미래를 위한 비전’을 채택했다. 

同 비전 성명은 17개의 항으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500억 달러 달성,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의 조기성과 도출과 조기타결 모색, 양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하고 국방·방산 협력, 테러 대응, 외교·안보 정례협의체 활성화 등은 물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인도의 풍부한 고급인력과 우리의 기술을 결합해 한·인도 미래비전전략 그룹 및 연구혁신협력센터를 설치하고 과학기술 공동연구 등을 통해 양국이 함께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금번 인도 순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新남방정책과 모디 총리의 新동방정책(Act East policy)을 통해 양국이 미래를 향한 중요한 동반자임이 확인되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우리 외교의 지평을 남아시아로 과감히 확대해, 인도와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新남방정책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였다.

한·싱가포르, 평화와 공생 번영의 미래 비전 공유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 연방에서 축출되다시피 해서 독립을 이룩하는 등 수많은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고 오늘날의 선진국가로 부상한 도시국가로, 남북으로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동서로는 인도양과 태평양의 교차로에 위치한 무역과 교통의 허브이다. 

1975년 한·싱가포르 수교 이래 우리의 전략적 교두보이자 파트너 국가이며, 현재 아시아에서 우리의 최대 건설시장으로 마리나 베이 복합리조트와 창이공항 터미널, 메디플렉스 복합의료시설 등 주요건물과 기간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해 오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新남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데,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언론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와의 사전 서면 인터뷰에서 “부족한 천연자원과 큰 나라들에 둘러싸인안보환경 같은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이룬 경제 성장의 경험이 같고 평화와 공생번영의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문 대통령은 7월 11일, 할리마 야콥 대통령, 리센룽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진행되고 있는 북미 간 후속협상 진행 상황을 놓고 의견교환도 하였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싱가포르 정부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싱가포르는 한반도와 전세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역사적 랜드 마크가 됐다고 거듭 사의를 표했다. 

7월 12일 리셴룽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한·싱가포르 간 우호·협력 관계를 호혜적·포괄적·미래지향적으로 한 차원 격상시키기로 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 스마트 제조 등 첨단산업, 핀테크, 바이오·의료 등 신산업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을 증진해가는 한편, 스마트 그리드, 액화 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와 중소기업·스타트업 분야에서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것은 15년 만의 일인데, 문 대통령은 ‘평화와 협력,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주제의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 기조 연설에서 “우리가 함께 한다면, 한반도를 넘어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한·싱가포르 정상 차원의 굳은 신뢰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넘어 아세안·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고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추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新남방정책 본격 궤도 진입 계기 마련

문재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초청으로 7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일정의 인도·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금번 순방의 일차적 의의는 지난 3월 베트남 순방에 이은 新남방정책의 핵심 협력 파트너 국가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인도는 세계 2위 규모의 인구에다 경제성장률도 7%대로 중국 보다 높으며, 빠른 성장과 함께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新남방정책의 핵심 협력 대상국이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도와의 협력을 통해 지정학·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남 아시아 지역에서 우리 기업들의 진출 교두보를 강화하는데 의의가 있다. 

한국과 인도는 올해로 수교 45주년을 맞이하는데, 경제 분야에서는 물론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데 있어서도 양국이 중요한 협력파트너로 발전해 가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우리의 최대 건설시장이고 아세안에서 교역액 2위 국가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을 통해 新성장동력을 창출하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특히 지난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으로 회동한 곳으로, 70여 년간의 적대관계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북한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현할 계기가 되었다는 측면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금번 인도와 싱가포르 국빈 방문으로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新남방정책의 이행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외교 지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순방은 우리 경제가 지금의 틀을 벗어나 뭔가 새로운 터전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에서, 新남방정책과 한반도 新경제지도의 연결을 강조하고 실행하려는데 의의가 있다. 이번 순방의 주요 함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태평양 개념이 아시아·태평양, 동아시아 개념에 이어 이 지역을 규정하는 새로운 틀로 등장하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 준비하는 차원에서 우리정부는 新남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한·인도 및 한·싱가포르 양자관계 강화를 통해, 우리의 외교발판으로서 新남방정책의 추동력 마련의 계기가 되었다.

둘째, 중견국 연대전략을 통해 지역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중간의 정치적 파열음을 최소화하고 강대국 정치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강화하는데 있다. 인도 및 싱가포르와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지역협력의 가치를 새롭게 설정, 관계 내실화를 통해 단순한 경제관계나 의례적 외교 관계를 넘어 보다 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도모하는 데 있다.

셋째,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아세안에도 중요한 안보 과제인데,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가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최지인 바, 한반도는 물론 아세안과 동아시아의 지역안정에의 건설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그동안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아세안의 연대성이 평화적인 북핵문제의 해결을 넘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기틀 마련에 기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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