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북방위 위원장(사진=북방위)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북방위) 위원장 일행이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 함경북도의 나선(나진·선봉)지역을 방문해 나진항 등을 둘러보고 15일 귀환했다.

송영길 북방위원장은 귀환 직후 인천공항에서 연합뉴스 등 기자들과 만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산역을 통해 두만강을 건너 북측 나진 역까지 가는 데 여섯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남측) 정부 고위급 인사가 러시아가 제공한 특별열차 타고 철도를 통해 나진을 방문했다는 의미가 있어 감개무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북의 성과와 관련, "남북러 삼각협력의 문제에 대해 그동안 러시아가 주체가 돼서 러시아와 북한, 러시아와 우리 정부 간 협의는 많이 됐지만, 남북 간에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이런 논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나진항 3호부두(사진=노동신문)
송 위원장은 "한반도 종단 철도와 시베리아 철도가 연결되면 가장 중요한 목이 나진-하산이 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나선경제특구는 경제제재 와중에도 활기가 있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동행했던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나진-하산 지역의 철도인프라와 항만시설이 매우 잘 정비돼 있어 바로 항만을 통해 물자이동과 하역, 경제성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진항의 수심도 안정적으로 확보돼있고 발전시설도 정상적으로 가동된 것으로 볼 때 언제든 북미 관계나 비핵화 진전 때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재가동할 수 있는 만전의 인프라 갖췄다"고 강조했다.

북방위 고위관계자는 "하산-나선 구간 철도나 나진항 부두 등 나선지역 개발과 나진-하산 프로젝트 입지여건을 직접 보고, 북측 및 러시아 측과 각각 프로젝트에 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엔 차원에서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비핵화가 진전되고 제재 해제 논의가 진행될 때까지 큰 그림을 그려서 제안하고 공동 연구 등 준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산역 전경(사진=위키피디아)

송 위원장 일행은 12일 항공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 13일 오전 열차를 이용해 나선에 들어갔다. 하산-나선을 열차로 이동,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루트를 직접 점검했다.

송 위원장 일행은 당초 러시아가 주최해 나선지역에서 열리는 '남북러 국제 세미나'에는 참석하지 않고, 러시아 및 북측 인사들을 각각 따로 만나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북방위 측은 전했다.

북방위 고위관계자는 "북한에서 나진 하산 프로젝트 지분을 30% 보유한 나선시와 남북경협을 총괄하는 기관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나 논의했는데, 한국 측이 참여해줬으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진항은 동해안과 남해안을 합쳐놓은 것 같이 섬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고, 이순신 장군 유적지 등 관광자원도 풍부해 관광·여객운송 수요가 있었다"면서 "나진항 주변에 가공 배후단지 건설부지도 있어 자체물동량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실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남·북·러 복합물류 사업으로 2014년 11월, 2015년 4∼5월과 11월 등 3차례에 걸쳐 시범운송이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라 그해 3월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뒤 180일 이내에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전면 불허'하는 해운 제재에 나서면서 이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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