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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성과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전망,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8.06.1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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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정책> 2018년 제7호 (2018.06.19) 기고문

북미정상회담 성과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전망 

정 성 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SPN 서울평양뉴스 자문위원)

김정은에게는 ‘성공적인’ 그리고 트럼프에게는 ‘실패한’ 회담이었는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전쟁포로 및 행방불명자들의 유해 발굴 및 송환에 합의했다. 그런데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강조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결과 다수의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매우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의문의 여지없이 김정은과 그의 북한 정권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중대한 양보를 했고,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바람도 언급했다”면서 그러나 “김 위원장은 미국이 요구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물론 북한 정권의 범죄행위에 대한 어떤 변화도 약속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 역시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승자’로 김 위원장을 꼽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승자인 동시에 패자’, 한국은 ‘패자’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4개 항은 과거 북미가 서명한 문서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라면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처럼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CVID 표현과 북한 비핵화 시한 및 로드맵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해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패한 회담으로 간주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고 부적절한 판단이다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 로드맵 등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지만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안전보장 제공을 약속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부동한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양국의 핵심 요구 사항들에 대한 포괄적인 일괄타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매우 두터운 신뢰관계가 구축된 것도 향후 북한의 비핵화 전망을 매우 밝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므로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포괄적인 일괄타결, 양 정상 간에 구축된 두터운 신뢰, 향후 후속협상을 통한 완전하고도 신속한 합의 이행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일 것이다.

미국과 북한 정상의 관계개선 의지와 신뢰구축

지난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내가 회담을 한다는 사실이 미국에는 중대한 손실이라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패자들이 말한다”며 “인질들이 돌아왔고 (핵·미사일) 실험과 연구, 그리고 모든 미사일 발사가 중단됐는데 말이다”라고 회담 성과에 대한 일각의 회의론 내지 비판적 전망에 대해 반박했다. 그리고 그는 “나더러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하는 이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런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우리는 잘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북미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북미 대립의 책임을 미국에만 떠넘기지 않고 양국 모두에 잘못이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일종의 ‘자아비판’ 성격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모두 발언은 6월 13일자 로동신문에도 그대로 소개되었다.

지난 5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심 인사들이 보인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이유로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 방침을 전격적으로 밝혔을 때 북한은 이례적으로 매우 신속하게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북한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미국에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은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도 많은 회의적 의견들이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그 같은 의견들을 물리치고 싱가포르에 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어렵게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상호 깊은 신뢰를 형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틀림없이 초청할 것”이라며 후속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언했고, “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그의 나라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걷고(거두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훌륭한 대화 상대”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둘 사이에 돈독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형성된 ‘돈독한 유대관계’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전까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이견이 존재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미국 정상 모두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있고 협상이 가능한 인물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되었다따라서 향후 대북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한미 간에 더욱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가 가능하게 되었다

대북 안전보장 제공과 북한 비핵화의 병행 추진에 대한 포괄적 합의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의 시한과 로드맵, 종전선언 발표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 대북제재 해제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까지 들어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북미가 정상회담에서의 합의 내용을 완전하고도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했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문제 등과 관련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미공동성명에 미국이 합의문에 담기 위해 줄곧 노력해온 CVID 표현이 들어가지 못한 점을 특히 중요한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CVID가 공동성명에 명기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을 밀어붙여 기계적이고 물리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핵무기를 제거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완전한 비핵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은 그가 비로소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판단을 가지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다음에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된 것은 미국이 북한의 체면과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배려한 결과로 해석된다과거에 미국은 (핵폐기(보상의 입장을북한은 (평화체제 구축(비핵화’ 입장을 고집했다북미 양측이 이 같은 일방주의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대북 안전보장 제공과 북한 비핵화를 동시 병행 추진하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한 진전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된 6.15공동선언의 내용도 매우 추상적이었지만, 이 선언은 남북 간의 적대관계 청산과 교류협력의 확대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처럼 이번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도 비록 그 내용은 추상적이지만 북미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평화공존의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장관급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합의들이 도출된 것처럼 북미 간에도 향후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및 대북 안전보장 제공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북미의 ‘선의’의 조치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전망

남한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도 북한이 미국과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 남북관계 개선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동시에 진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매우 강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난 5월 16일 북한은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트럼프 행정부가 …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이 이처럼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매우 고무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비핵화 조치의 진전을 대내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선언 이후 기존의 경제․핵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경제총력노선을 발표했으며 핵실험장 폐기까지 단행했다. 그리고 북미정상회담 전에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인민무력상 등 군부의 강경한 핵심 인사들을 보다 유연한 인물들로 교체하기까지 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파괴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턱밑까지 갖춘 북한이 핵 운반수단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 같은 조치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내렸다. 북한이 핵무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한미연합군사훈련의 강화가 불가피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축소 조정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내림으로써 앞으로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해 남북대화가 중단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할 것이며 우리는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경제파탄에서 벗어나기 위한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북한의 대외관계 개선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향후 북한 비핵화 문제의 완전하고도 신속한 해결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인 로동신문 6월 13일자는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와 불신, 증오 속에 살아온 두 나라가 불행한 과거를 덮어두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미래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며 또 하나의 새로운 시대, 조미협력의 시대가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비핵화가 반드시 순탄하게만 진전되지는 않겠지만 북미 정상이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가까운 미래에 비핵화가 완료되고 북미관계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미관계 정상화에 이어 북일관계도 정상화되면 마침내 한반도 냉전구조가 해체되고 동북아에 평화와 협력의 새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seopyong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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