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한 모습(사진=싱가포르 ST)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정작 원하는 것을 얻은 나라는 중국이지만, 전체적인 협상 과정이 진행될 수록 중국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니 글레이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에게 승리를 안겼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오랜 기간 한미연합 훈련이 중단되는 것을 보고 싶어 했고,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면 한미연합 훈련도 중지하는 이른바 ‘쌍중단’ 제안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이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평화협정 참여 가능성이 ‘중국 소외론’이 제기됐던 몇 주 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중국이 꺼리는 대북 군사 공격도 최소한 보류된 만큼 이번 회담은 여러 모로 중국의 이해와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오리아나 마스트로 조지타운대 교수도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 문제를 이용하고 있고, 꽤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마스트로 교수는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은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인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통해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 간의 균열을 야기하고, 주둔 미군을 감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군 철수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결국 역내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바람을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고 마스트로 교수의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미군사훈련을 거래 대상에 올린 것은 역내 안정과 번영을 위한 미국의 합법적 역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이는 곧 중국이 원하던 바"라고 말했다.

지난 2차 북-중 정상회담 후, 돌변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를 상기시켰다.

한미 훈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 후, 입장을 바꿨고 이는 북한이 중국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마스트로 교수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약속을 하기에 앞서, 미 정부는 해당 제안에 있어 중국이 얼마나 관련돼 있는 지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딘 챙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대통령의 한미훈련’ 발언을 중국의 ‘쌍중단’과는 다른 의미로 규정하고, 이번 회담이 많은 부분에서 중국에 승리를 안겼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챙 선임연구원은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언제든 한미 훈련은 다시 재개된다는 점을 들면서 북미사이에서 승리한 것이 중국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시점을 주한 미군의 철수 여부"로 봤다.

그러나 "미군이 한국을 떠나는 것은 평화협정 체결 없이는 상당히 어려우며, 한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조기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챙 연구원은 전망했다.

중국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중 간 얽혀 있는 복잡한 이해 관계로 현 시점에는 중국에게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전체적인 협상 과정이 진행될 수록 중국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점차 교역과 투자, 외교 관계를 맺으며 국제사회의 흐름을 따르게 될 것이며, 이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